최근 A형간염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휴가철이 절정을 맞은 이번주가 A형간염 확산의 최대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1만1,676명의 A형간염 환자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5배 가까이 많은 수치로 감염환자 수를 공식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많다. 전체 A형간염 신고 환자의 약 74%가 30~40대였다.
특히 지난달 부산의 한 식당에서 음식을 먹은 손님 가운데 A형간염 확진자가 110명을 넘어섰다. 질병관리본부와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 수영구의 한 돼지고깃집에서 조개젓을 먹은 손님 116명이 A형간염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올 6월초부터 지난달 15일까지 해당 식당을 찾았고 모두 중국산 조개젓갈을 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 보건당국은 조개젓갈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짐작하고 있지만 문제의 조개젓갈은 이미 폐기돼 조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A형간염 사태로 한동안 문을 닫았던 이 식당은 이달부터 영업을 다시 시작했다. 이후 관할 구청은 이 식당을 대상으로 위생단속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A형간염의 경우,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이 있지만 발병 빈도가 최근 급속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재접종을 해야 하는 시기를 확인해 백신을 맞아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아 예방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A형간염 환자 수는 2011년 5,521명에서 2012년 1,197명, 2013년 867명으로 줄었다가 2014년 1,307명, 2015년 1,804명, 2016년 4,679명으로 크게 뛰었다. 이후 2017년 4,419명, 2018년 2,437명으로 다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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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A형간염 환자 수가 올들어 갑자기 1만명 이상으로 크게 늘어나면서 보건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낮기온이 36~37℃도를 넘나드는 폭염과 휴가철이 겹친 요즘이 최대 고비로 여겨진다.
A형간염 같은 수인성 및 식품매개감염병은 5~9월에 집단발생하고 있어 여름철에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는 질병관리본부의 설명이다. 집단발생은 시간, 장소 등으로 연관성이 있는 2명 이상에서 설사, 구토 등 장관감염 증상이 있는 경우다.
실제로 최근 3년간(2016년~2018년) 수인성 및 식품매개감염병 집단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연도별 전체 발생 건수 중 5~9월 집단발생 건수의 비중은 2016년 46.7%, 2017년 53.2%, 2018년 47.1%에 달했다. 고온다습한 환경 때문에 병원성 미생물 증식이 활발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A형간염 예방을 위해서는 끓인 물 마시기, 음식 익혀먹기, 위생적인 조리과정 준수하기 등을 반드시 지켜야한다. A형간염에 걸리면 발열, 오한, 오심, 구토, 황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의심 증상이 보이면 즉시 의사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A형간염은 잠복기가 2~4주로,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길게는 한달 가량 지난 뒤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A형간염 환자와 접촉하거나 A형간염 바이러스 오염 식품을 섭취한 경우 2주 이내 예방접종을 받으면 A형 간염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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