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때인 2007년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의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한 바 있는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15일 “북한과 대화의 문은 열어놔야 하지만 구걸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가 일본에 대해서는 나름 균형감을 갖는 모습이어서 늦었지만 다행이다”며 “이제라도 확전을 자제하고 외교적 해결을 통해 출구를 찾으려는 균형 잡힌 합리적 입장”이라고 호평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여전히 대통령의 인식이 걱정스럽다”며 “비핵화 교착과 남북관계 경색, 북의 미사일 도발과 대남비난 상황에서 뜬구름 잡는 듯한 평화경제의 구상은 비현실적이고 생뚱맞다”고 지적했다. 그는 “굳건한 안보와 단호한 입장을 요구하는 것이 대결론자로 매도되면,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대화만 주장하고 대화에 매달려야 하나”라며 “지금 대화는 북핵 폐기를위한 평화적 해결 수단으로서 필요한 것이지. 대화 자체가 지고지순이고 대화자체가 목적이어서는 안된다. 그건 본말전도의 착각”이라고 꼬집었다. 다음은 김 교수 페이스북 글 전문이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1. 문대통령의 8.15 경축사가 일본에 대해서는 나름 균형감을 갖는 모습이어서 늦었지만 다행입니다.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장으로 오길 호소하고, 한일우호관계를 훼손하지않겠다는 우리국민의 성숙한모습을 언급하고. 특히 여권일각에서 뜬금없이 제기했던 도쿄올림픽 불참 관련해서 대통령이 동아시아 우호와 협력을 강조하며 명확하게 선을 그은 것은, 이제라도 확전을 자제하고 외교적 해결을 통해 출구를 찾으려는 균형잡힌 합리적 입장이라고 평가합니다.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는 표현이 적절해보입니다.
이제라도 민주당과 여권 일부의 무모한 반일 선동과 감정의 과잉동원은 멈추기 바랍니다.
2. 한일관계에 대한 균형감 회복과 달리, 남북관계에서는 여전히 대통령의 인식이 걱정스럽습니다.
비핵화 교착과 남북관계 경색, 북의 미사일 도발과 대남비난 상황에서 뜬구름 잡는듯한 평화경제의 구상은 비현실적이고 생뚱맞습니다.
완도 섬소녀가 남포에서 창업하고 회령 소년이 부산에서 학교졸업하는 꿈같은 얘기는 꿈꾸고 싶은 상상이지만 지금엔 상상할수없는 비현실적인 내용입니다.
특히 북한도발에 원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비판을, 오히려 대화냐 대결이냐의 이분법으로 몰아서 반박하는 데서는 할말을 잊게 됩니다.
북한은 대화와 협력의 상대이면서 동시에 군사적 대치와 대결의 주적입니다. 언젠가는 함께 살아야할 동포이지만 지금은 남쪽에 적의를 갖고 적대시하는 전체주의 독재정권이기도 합니다.
북한과는 대화도 해야하지만 대결의 경계심을 놓아서도 안됩니다. 특히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북한의 군사도발과 모욕적인 대남 비난에 대해서는 군통수권자로서 단호히 원칙적 입장을 견지하고 비판하고 호통쳐야합니다.
그런데 굳건한 안보와 단호한 입장을 요구하는것이 대결론자로 매도되면, 우리는 어떤경우에도 대화만 주장하고 대화에 매달려야합니까?
지금 대화는 북핵폐기를위한 평화적 해결 수단으로서 필요한 것이지. 대화 자체가 지고지순이고 대화자체가 목적이어서는 안됩니다. 그것은 본말전도의 착각입니다.
김정은과 트럼프에게 이중 봉남을 당하고 있는 샌드위치 상황에서, 미국을 믿고 오히려 우리를 모욕하고 겁박하고 조롱하는 북에 대해 한마디 말도 못하고 눈치만 보는게 정상입니까?
굳건한 안보와 흔들림없는 원칙에 입각할때 비로소 대화가 열려도 우리가 주도할 수있는겁니다.
대화의 문은 열어놓아야 하지만 대화를 구걸해서는 안됩니다.
정당한 북한비판과 당연한 안보태세 강조는 대결론자가 아니라 대한민국 대통령의 최소한의 의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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