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회의원들이 19일 최근 발생한 ‘탈북 모자 아사 사건’을 사회복지 사각지대가 초래한 ‘제2의 송파 세 모녀 사건’으로 규정하고 “복지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탈북자의 안전관리와 생활관리 실태를 면밀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전체회의에 출석해 ‘탈북 모자 아사 사건’ 등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했다. 오제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복지에 대한 기본인식이 바뀌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묻자 박 장관은 “북한 이탈 주민은 사고를 달리해서 대처해야겠다는 경각심을 가진다”며 “전혀 다른 방식으로 특정한 사각지대에 접근하겠다”고 답했다. 지난달 31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북한 이탈 주민 한모씨와 아들 김모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 한씨의 통장 잔액이 0원이었고 발견 당시 모자의 집 냉장고에는 물 한 병도 없었다는 점에서 경찰은 아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오 의원은 “송파에서 세 모녀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도 똑같은 일”이라며 “그래서 복지 사각지대를 막기 위한 시스템을 개발했는데도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은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송파 세 모녀 사건’으로 복지 사각지대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지난 2014년 정부는 단전·단수·월세 체납 등 빅데이터 기록을 통해 위기 가구를 사전에 찾아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모자가 거주하던 ‘재개발 임대주택’의 경우 이러한 정보가 취합되지 않았고 모자는 제도적 도움을 받지 못했다. 박 장관은 “행정 협조를 해 (재개발 임대 거주자) 자료를 받고 있다. 특정 항목에 대해서는 한두 달만 늦어져도 바로 신고가 되도록 시스템을 고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일본에 수입을 의존하고 있는 각종 백신을 자급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은 “의약품은 일본에서 원료를 수입하는 경우가 매우 많고 백신 역시 100% 수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어린이 국가 백신 중에서는 무려 4개가 일본이 독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장 일본이 공급을 끊으면 아이들의 건강에 치명타가 될 수 있는데 복지부의 대응이 천하태평”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박 장관은 “어느 한 기업의 독점공급을 막기 위해 제2, 제3의 공급처를 확보해뒀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 필수 백신에 대해서는 자급화하겠다는 목표로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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