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훈련이 끝난 20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비건 대표는 사흘간 한국에 머무르며 북미 실무협상을 준비한다. 청와대는 비건 대표의 일정을 고려해 김 차장과의 접견 세부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는 김 차장과의 만남에 앞서 21일 오전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접견해 한미 북핵협상 수석대표 협의를 할 예정이다. 같은 날 오후에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 등 관계부처 고위급 인사들을 만나 비핵화 방안에 관한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6월 판문점 회동에서 2~3주 이내에 실무협상을 재개하는 데 뜻을 모았지만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해 무력도발을 감행하면서 실무협상이 두 달 가까이 미뤄졌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연합훈련이 끝난 후 협상을 시작하겠다’는 뜻을 전함에 따라 판문점에서 북미 실무협상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앨리슨 후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담당 보좌관도 지난달 23~24일 방한 도중 판문점에서 북측 인사와 만나 6월 판문점 회동 당시의 양국 정상 사진을 교환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비건 대표의 방한 일정이 2박3일로 짧아 판문점을 방문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한미는 다음달로 예상되는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을 위한 사전 협의 성격의 면담을 진행했다. 장원삼 외교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는 이날 방한한 티머시 베츠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와 서울 모처에서 만나 SMA 협상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번 면담에서 미국은 최근 마무리된 전 세계 방위비 분담정책 재검토 작업(글로벌리뷰) 결과를 설명하며 우리 측에 요구할 분담금 규모를 제시했을 가능성이 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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