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 사이의 거친 설전이 벌어졌다. 전날 종료된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 한국당 의원들이 ‘규모가 축소해 제대로 된 훈련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질타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과 미국 양국은 비핵화를 위한 북미 간 외교적 노력을 지원하려는 목적에서 올해 ‘키리졸브(KR:Key Resolve)’, ‘독수리훈련(FE:Foal Eagle)’,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등 기존 대규모 연합훈련을 폐지했다. 대신 전반기에 ‘동맹 19-1’, 후반기에 ‘연합지휘소훈련’ 등 규모가 축소된 대체훈련을 실시했다.
이와 관련해 이주영 한국당 의원은 “한미연합훈련을 없애고 축소하고 그러는데 ‘그 전보다 잘한다’고 하면 그 궤변을 누가 믿느냐”며 “병력 동원을 하지 않는 훈련이 제대로 된 훈련인가”라고 따졌다. 그러자 정 장관은 “UFG 훈련은 병력을 동원하는 훈련이 아니다”라고 설명한 데 이어 “의원님은 훈련을 계획하거나 참가는 해보셨나”라고 반문했다. 이에 이 의원은 “나도 엄청난 연구를 한다. 그따위 소리를 장관이 어떻게 질의하는 의원에게 하느냐”며 “내가 전문가가 아니라고 그렇게 폄하하고 멋대로 해도 되는가”라고 분노했다. 그러나 정 장관은 “이야기를 해도 믿지 않는다. 제발 우리 군을 폄하하지 마십시오”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나아가 정 장관은 “국방위원인데 왜 국방 전문가가 아니냐”고 응수하기도 했다.
정 장관은 이종명 한국당 의원과도 충돌했다. 정 장관은 이 의원이 ‘한미군사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질의를 이어가자 “자꾸 안 한다, 안 한다고 이상하게 몰아가는 것 아닌가”라며 “과거보다 더 강한 훈련, 강한 연습, 더 확실하고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갖추는 연습과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하지 않았나”라고 맞받았다.
논쟁이 격해지자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안규백 국방위원장은 “여야 불문하고 상식 수준에서 질의응답을 해주시면 좋겠다”며 “장관도 인내심을 갖고 해달라”고 양측의 자제를 당부했다. 결국 정 장관은 “장관으로서 사과드린다”며 “타당성 없는 말씀을 한두 번도 아니고 계속해 군 사기를 저하시키기 때문에 그렇게 말씀드릴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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