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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준비됐다"에 北 "美, 한반도정세 악화원인"...북미 실무협상 이상기류

北 노동신문 "美 대조선 적대시 정책" 비판

비건 "北으로부터 듣는 대로 실무협상 재개"

폼페이오 이례적 北 도발 '탄도미사일'규정

전문가 "北, 대화보다 압박 낫다 판단한 듯"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위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직로 외교부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화의 명분으로 내세운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종료되면서 곧 재개될 것으로 보였던 북미 실무협상이 안갯속에 빠진 모습이다.

한미연합훈련이 종료된 20일에 맞춰 방한한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는 21일 “북한의 카운터파트(대화 상대방)로부터 듣는 대로 실무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실무협상에 응할 것을 요구한 미측의 요구에 대해 북한이 응하지 않고 있음을 암시한다.

비건 대표는 판문점 회동을 언급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나와 나의 팀에게 (작년 6월12일 나온 북미정상의) 싱가포르 합의를 성공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실무협상 재개의 임무를 맡겼다”면서 “나는 이 중요한 임무에 완전히 전념해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지난 6월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을 시점으로 자제하던 대미 비난을 최근 재개한 데 이어 미국과 동북아의 패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중국과 밀착을 강화하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연합뉴스




실제 막후에서 북미 대화를 주도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실무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20일(현지시간) 미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거론하자 “그들(북한)은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온건파인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과 관련 ‘탄도’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례적이다. 그간 트럼프 행정부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분위기 조성을 위해 북한의 도발을 탄도 미사일이 아닌 단거리 미사일로 규정하며 의미를 축소해왔다. 하지만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이어 온건파인 폼페이오 장관 마저 북한의 미사일 시험을 위협적인 도발로 규정하는 듯한 메시지를 내면서 북미 관계가 순조롭지 않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폼페이오 장관은 “기대만큼 빨리 (북미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길이 울퉁불퉁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고 밝힌 점도 의미심장하다.

대화재개를 원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바람과 달리 북한은 이날 한반도 정세 악화의 탓을 미국에 돌리며 대미 비난을 이어갔다.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우리의 자위적 국방력 강화조치는 정당하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미국의 변함없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은 우리 국가를 잠재적, 직접적 위협들을 제거하기 위한 자위적 대응조치들을 취하는 데로 떠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1일 함경남도 함흥 일대서 단행한 무력시위 관련, “김정은 동지께서 8월 10일 새 무기의 시험사격을 지도하셨다”고 밝혔다./연합뉴스


북한이 실무협상을 앞두고 대미 비난을 시작한 것은 일괄 타결식 빅딜이라는 강경론을 고수하고 있는 미국의 태도변화를 위해 조기 대화 재개보다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압박이 낫다는 판단이 선 탓으로 보인다. 특히 재선을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강경 정책에 따른 미중 갈등이라는 동북아의 정세는 북한의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한국 정부 관계자와 북중 무역상 등을 인용해 “중국이 북한에 주식인 쌀 80만t을 조만간 배편 등으로 보낼 예정”이라고 전날 보도했다. 미중 갈등 국면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는 중국의 대미 협상에서 유용한 카드인 만큼 북한의 몸값도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중국은 대북 식량 지원 외에도 군사·관광 등 북한과 전방위적인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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