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카가 인기를 끌면서 전국에서 오토캠핑장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 지난 2001년 첫선을 보인 이래 18년 만에 800여개로 늘었다. 오토캠핑장은 이용료가 하루 2만원 안팎으로 저렴한데다 캠핑족을 위해 물과 전기, 화장실, 오폐물 처리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 차량을 이용하는 특성상 도로변에 위치해 찾기 편리하다. 일부 캠핑장의 경우 세탁소 같은 편의시설이나 테니스·수영장 등 운동시설까지 마련해 고급스러운 여가 생활을 돕는다.
캠핑카 이용객의 증가는 캠핑용품에도 변화의 바람을 몰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가족용 대형 텐트나 가족용 테이블 등이 주로 팔리더니 요즘은 1~2인용이나 집에서도 쓸 수 있는 텐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차에 간단히 싣고 돌아다닐 수 있는데다 설치하기도 편리하기 때문이다.
◇전국에 신고된 캠프장만 800여개=강원도 ‘동해 망상 오토캠핑리조트’가 2001년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 뒤 오토캠핑장은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현재 한국관광공사 캠핑 정보 사이트 ‘고캠핑’에 등록된 캠핑장 2,383개 가운데 자동차야영장으로 신고된 캠프장은 총 810개에 달한다. 업체 상호에 ‘오토캠핑장’이 들어간 것만도 300여개에 이른다. 경상북도가 56개로 가장 많고 강원도 53개, 경남 47개, 경기도 35개, 충북 33개, 충남 29개, 전남 23개, 전북 15개 등의 순이다.
국립공원 자동차야영장은 이용요금이 보통 1만5,000~1만9,000원 수준이다. 서울에서도 노원구 초안산캠핑장과 강동구 강동그린웨이 가족캠핑장 등에서 2만5,000원 내외의 가격으로 오토캠핑이 가능하다. 특히 인기가 많은 곳은 국립공원이다. 전국 34개의 국립공원 야영장 중 캠핑카와 카라반을 이용할 수 있는 야영장은 강원도 강릉의 ‘소금강야영장’, 속초의 ‘설악동야영장’, 충남 태안의 ‘학암포야영장 ’, 충북 제천의 ‘송계야영장’, 전북 무주의 ‘덕유대야영장, 전남 장성의 ‘가인야영장’, 경남 거제의 ‘학동야영장’ 등 총 7곳이다. 물과 전기를 기본적으로 제공하지만 전기의 경우 별도의 사용료를 지급해야 한다. 국립공원 예약통합 시스템 사이트에서 보통 1일과 15일 전후로 예약이 개시된다.
일부 캠프장은 카라반 펜션 등 캠핑카 트레일러나 카라반을 숙박시설로 설치해놓고 있다. 침대·화장실·냉장고·전자레인지·TV·취사 도구 등이 마련된 경우가 많아 예약 후 별도의 준비 없이 이용할 수 있다. 강원도 동해 가곡해수욕장 앞에 위치한 ‘망상 오토캠핑리조트’는 카라반 19대를 갖췄다. 최대 3박4일까지 예약 가능하며 가격은 성수기·비성수기, 주말·평일별로 달라 5만~14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경기도 가평 자라섬에 위치한 자라섬캠핑장도 카라반 40대를 제공한다. 매월 10일 인터넷으로 다음달 예약을 받으며 가격은 카라반의 크기에 따라 비수기 6만~16만원, 성수기 12만~18만원이다. 카라반 12대를 보유한 대구 달성의 ‘낙동강 레포츠밸리 구지오토캠핑장’에서는 물놀이장을 비롯한 운동시설을 누릴 수 있다. 가격은 8만~14만원선이다. 국립공원도 전북 무주의 ‘덕유대 체류형 숙박시설’에서 카라반 9대를, 강원도 원주의 ‘구룡야영장’에서 5대를 숙소로 제공한다. 가격은 카라반의 크기에 따라 6만~10만원이다.
◇캠핑용품 시장도 바꿔놓은 캠핑카 열풍=캠핑족의 유형이 다양해지면서 캠핑용품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2010년대 초반 가족 단위로 캠핑을 떠나면서 4인 가족용 테이블·텐트 등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소규모 인원이 참여하는 ‘미니멀 캠핑’으로 흐름이 바뀌면서 캠핑용품이 더욱 간편해진 모습으로 진화했다. 여유공간이 넉넉지 않은 캠핑카에 수납하기도 제격이다.
새로운 트렌드에 맞춰 캠핑 라인업을 재정비하고 있는 ‘블랙야크’에서는 1~2인용 텐트를 주력으로 선보이고 있다. 사계절 내내 사용할 수 있는 이 텐트는 입문자도 쉽게 설치할 수 있는 ‘X자’ 폴로 구성해 일손을 덜어준다. 캠핑카를 나와 넓은 자연에서 쉽고 간편하게 여유를 누릴 수 있다. 나아가 ‘테라네이션’의 원터치 텐트처럼 간단한 조작만으로도 형태가 완성되는 용품 역시 인기를 끈다. 업계 관계자는 “언제 어디로든 훌쩍 떠날 수 있도록 간편성을 높인 1~2인용 캠핑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투박했던 캠핑용품은 실내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변신하고 있다. 유통 업계에서는 헬리녹스·테라네이션 등 유명 캠핑 전문 브랜드를 따로 모은 편집숍까지 내놓고 있다. 손상훈 롯데백화점 레저 수석바이어는 “캠핑이 라이프스타일의 하나로 자리 잡으면서 야외는 물론 집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인앤아웃’ 캠핑용품이 대세”라면서 “아기자기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캠핑용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다양한 용품을 한자리에서 선보일 수 있도록 전문 편집숍 ‘엘큐엘’을 지난해부터 오픈해 현재 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민구·허세민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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