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정(19·한화큐셀)에게는 골프가 쉬운 날이었다. 드라이버로 잘 보내놓고 웨지로 핀 가까이 붙인 뒤 쏙쏙 넣으면 그만이었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단체전 은메달리스트인 신인 임희정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데뷔 첫 우승의 좋은 기회를 잡았다. 임희정은 23일 강원 정선의 하이원CC(파72)에서 계속된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총상금 8억원) 2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언더파 66타를 쳤다. 첫날 68타로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5위였던 임희정은 이틀 합계 10언더파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2위와 4타 차로, 6언더파 2위 김우정도 신인이다.
대회장에서 멀지 않은 태백 출신이어서 갤러리들의 큰 응원을 받은 임희정은 “짧은 거리 퍼트가 잘 들어갔다. 초반에 버디 3개(1·3·4번)를 잡아 후반을 편안하게 풀어갈 수 있었다”면서 “친숙한 코스에서 치르는 이번 대회를 후반기 흐름을 바꾸는 기회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시즌 전 강력한 신인상 후보로 꼽혔던 임희정은 현재 신인상 포인트 6위에 처져 있다. 최고 성적은 4위이고 16개 출전 대회 중 컷 탈락 대회가 6개나 됐다. 직전 2개 대회도 연속 컷 탈락했으나 이번 주 고향 바로 옆 코스를 방문하면서 힘을 내고 있다. 임희정이 우승까지 다다르면 조아연, 이승연에 이어 신인 신분의 세 번째 우승자가 된다. 신인상 포인트 1위 조아연에게도 도전장을 내밀 수 있다. 그는 “이번 주부터 코스에 따른 전략적 플레이에 신경 쓰면서 경기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평균타수 2위를 달리는 김효주(24·롯데)는 석 달 만에 참가한 국내 대회에서 이틀간 이븐파를 기록했다. 첫날 4오버파로 컷 탈락 위기에 몰렸으나 이날 버디만 4개를 잡아 분위기를 바꾸는 저력을 선보였다.
/정선=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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