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한강 몸통 시신 사건’의 피의자 장대호(38·모텔종업원)가 23일 검찰로 송치됐다. 전문가들은 그의 ‘분노조절장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경기 고양경찰서는 이날 오후 1시께 살인 및 사체손괴,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된 장대호의 신병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으로 인계하고 사건을 송치했다. 장대호는 이날 고양지청으로 호송되는 과정에서는 차량에 탑승한 채 건물 내로 이동해 얼굴은 노출되지 않았다.
장대호는 지난 8일 오전 자신이 일하는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모텔에서 투숙객(32)을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흉기로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훼손한 시신을 지난 12일 새벽 전기자전거를 이용해 여러 차례에 걸쳐 한강에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장대호는 살해 동기와 관련해 피해자가 반말하며 시비를 걸고 숙박비 4만원을 주지 않자 이런 범행을 벌였다고 진술했다.
경찰의 프로파일링 결과 장대호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인 ‘사이코패스’일 확률은 낮지만 분노조절장애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장대호가 포털사이트에서 학교 폭력을 고민하는 내용의 질문에 “상대방 머리를 찍어라”고 답하는 등 폭력성을 보인 답변을 했다는 등의 내용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장대호는 ‘청담동 주식부자’ 부모 살해사건의 김다운(34),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의 안인득(42),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의 고유정(36)에 이어 올해 신상공개가 결정된 4번째 피의자다. 경찰의 신상 공개 결정으로 언론에 얼굴과 실명이 알려진 장대호는 취재진 앞에서 “이번 사건은 흉악범이 양아치를 죽인, 나쁜 놈이 나쁜 놈을 죽인 사건”이라며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방이 죽을 짓을 했기 때문에 반성하지 않는다”고 막말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유족에게도 사과의 뜻을 밝히지 않은 그는 “고려 때 김부식의 아들이 정중부의 수염을 태운 사건이 있었는데 정중부가 잊지 않고 복수했다”고 언급하며 반성의 기미가 없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한편 장대호가 자수하는 과정에서 경찰의 초동대처 미흡 논란이 제기된 데에 경찰은 해당 직원을 대기발령하고 징계위원회에 부칠 예정이다. 앞서 장대호는 서울지방경찰청에 먼저 찾아갔으나 직원은 “인근 종로경찰서로 가라”고 안내하는 등 부적절한 대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사한 사례가 없도록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