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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허파' 아마존 보존 놓고 외교갈등...브라질 "주권 침해" vs EU "산림 훼손 말라"

마크롱 佛 대통령 "G7 회의에서 아마존 보존 논의해야"

獨은 브라질에 아마존 보호 투자 계획 철회 압박

보우소나루 "국내 문제 간섭, 주권 침해 멈추라" 반발

아일랜드 "브라질 아마존 보호 착수 않으면 FTA 반대"

브라질 토칸칭스주에 있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불타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지구 전체 산소의 20%를 책임지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훼손되는 것을 두고 브라질과 국제사회가 마찰을 빚고 있다. ‘브라질의 도널드 트럼프’로 불릴 만큼 우파 성향을 보이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정부가 아마존 개발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산불까지 번져나가자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가 브라질에 아마존 보존에 나서라고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브라질은 이러한 요구가 부당한 주권 침해라고 맞서는 상황이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전날 트위터에서 “아마존은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지구 기후 위기의 한가운데서, 산소와 생물다양성의 주요 원천에 더 심한 손상을 감당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달 24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최국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이번 회의 때 아마존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트위터 계정에 “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 지구 산소의 20%를 생산하는 허파인 아마존 열대우림에 불이 났다”면서 G7 회의에서 긴급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U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를 위한 투자 계획을 철회하겠다며 브라질을 압박했다.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스베냐 슐츠 독일 환경부 장관은 최근 독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면적이 급증하고 있다며 1억5,500만 헤알(약 461억 원)의 투자 계획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브라질 정부의 정책이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를 줄이는 결과를 가져올지 의문”이라면서 브라질 정부의 환경정책에 대한 의문이 해소돼야 투자 협력 관계가 유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브라질과 노르웨이가 아마존 관리 방식 문제로 대립하면서 노르웨이 주도로 설립된 34억 헤알 규모의 ‘아마존 기금’도 중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60%가 분포한 포함한 브라질에서 올해 보고된 산불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84% 급증했다. 아마존 밀림 곳곳에서 발생한 산불이 번지면서 퍼져나간 연기를 우주에서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한 상태다.



브라질 아마조나스주 후마이타 원주민들이 지난 20일(현지시간) 황폐화된 아마존 밀림 지역에서 벌목 나무에 걸터앉아 있다. /후마이타=로이터연합뉴스


기상학자들과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와 열대우림 파괴를 산불 대형화 배경으로 꼽는다. 이에 따라 국제기구는 아마존 원주민 보호지구 부근에서 불법 경작과 방화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면서 브라질 정부에 책임을 물었다. 쿠미 나이두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얼토당토않은 거짓을 유포하며 삼림파괴의 심각성을 축소하는 행태를 중단하고 산불 확산 차단에 즉시 나서라”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하지만 개발주의자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국내 문제에 간섭하고 있다며 주권 침해를 멈추라고 반발하고 있다. 그는 지난 22일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마존은 유럽보다 더 큰데, 그곳에서 어떻게 방화를 다 해결할 수 있느냐”며 “우리는 그렇게 할 자원이 없다”고 답변했다. 또 마크롱 대통령의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아마존 문제를 지역 국가 참여 없이 G7에서 논의하자는 제안은 21세기에 맞지 않는 식민지 시대 정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 확산에 브라질 정부에 대한 비판을 확대하려는 비정부기구(NGO)의 행동이 개입됐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문제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지난 17일 리우데자네이루 주(州) 헤젠지 시에 있는 군사학교 행사에 참석해 “일부 국가들이 아마존 열대우림에 대한 주권을 브라질로부터 빼앗으려 한다”며 “브라질은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에 관한 ‘정보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 큰 문제는 아마존을 둘러싼 외교갈등이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일랜드는 23일 브라질이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를 위한 행동에 착수하지 않는 한 EU와 아르헨티나·브라질·파라과이·우루과이 등으로 이뤄진 남미 무역 블록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0일 아마존 열대 우림 훼손 논란이 남미와 유럽 간 FTA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U와 남미국들은 지난 6월 2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각료회의를 통해 FTA 체결에 합의했다. EU는 FTA 협정의 조건으로 브라질이 파리기후변화 협약을 준수할 것을 요구해왔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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