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잠정합의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노사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자동차 수요 감소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불확실성 확산 등 대내외 경영환경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생산성 향상과 품질경쟁력 제고에 나서기로 한 부분이다. 주지하듯이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경쟁국가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지지만 임금은 더 높다는 점이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현대차 국내 공장의 차량 1대당 평균 생산시간은 26.8시간으로 도요타(24.1시간), 포드(21.3시간), GM(23.4시간) 등 주요 경쟁사들보다 길다. 반면 2016년 한국 완성차 5개사의 평균 임금은 9,213만원으로 도요타(9,104만원), 폭스바겐(8,040만원)보다 많다. 지금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도 시작했다. 누구와 견줘도 뒤지지 않을 생산성과 품질경쟁력을 갖추지 않고서는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하는 이때 살아남을 수가 없다. 이번 현대차 노사의 노력이 결실을 봐야 하는 이유다.
현대차는 이번 무분규 타결 하나만으로 최대 6,0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 손실을 피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소중한 경험이 노조의 자산으로 쌓여 새로운 노사상생의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번 무분규 타결이 현대차를 넘어 기아차·한국GM 등 현재 파업절차를 밟고 있는 다른 자동차 업체들에도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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