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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의원이 한국 국무총리에게 제안 받을 위치인가"

日 언론 '이 총리-누카가 의원 접촉' 보도

日 "이총리 지소미아 재검토 제안..누카가 거부"

총리실 "사실 아닐뿐더러 그럴 위치도 안된다"

"日 의원 먼저 전화…총리 국회 발언 물어봐"

이낙연 국무총리가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일본 수출규제 대응 확대 관계장관회의 겸 제7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 굳은 표정으로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




니혼게이자이 등 일본 언론이 28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일한의원연맹 회장인 누카가 후쿠시로 자민당 의원에게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제한 조치를 철회하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졍(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재검토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보도한 데 대해 총리실이 “사실이 아니다”고 공식 부인했다.

이에 더해 총리실은 일본 의원은 한국 국무총리에게 제안을 받을 수 있는 위치가 아니기에 해당 보도가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와 NHK 등은 이날 “이 총리가 27일 누카가 의원과 전화 접촉을 했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 총리의 제안에 누카가 의원이 ‘본질적인 해결은 되지 않는다. 일본 정부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했다”고 전했다.

또 니혼게이자이는 “누카가 의원이 ‘우선 한국이 국가 간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면서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두고 한국 측이 해결책을 제시하도록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니혼게이자이는 “ 이 총리가 관련 문제를 포함해 해결책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며 “이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과 논의한 뒤 누카가 의원에게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 7월 31일 도쿄를 방문한 한국 의원들을 만난 누카가 후쿠시로(왼쪽 첫번째) 일한의원연맹 회장.연합뉴스


총리실 “日의원이 ‘보도 잘못됐다’고 해명해”

하지만 총리실은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 총리는 이에 대해 제안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석우 총리실 공보실장은 “이 총리가 문 대통령과 논의한 뒤 제안했다는 건 사실이 아닐 뿐 더러 게다가 일한의원연맹회장은 이 같은 제안을 받을 위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이 실장은 “누카가 의원도 ‘그 보도에 잘못된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이 실장은 전화 접촉을 먼저 시도한 쪽이 누카가 의원이라는 점도 밝혔다. 이 실장은 “누카가 의원은 26일 저녁 이 총리에게 몇 차례 전화를 걸어왔고, 27일 이 총리와 전화 통화를 했다”며 “27일 통화에서 누카가 의원은 이 총리가 26일 국회 예결위에서 했었던 발언에 대해 물어왔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당시 국회 예결위에서 “일본의 부당한 조치가 원상회복되면 우리 정부도 지소미아를 재검토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화 통화 과정에서 해당 발언의 사실 여부만 확인해줬다는 게 총리실의 설명이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李총리 “日 조치 부당…성의있게 대화 임하라”

한편 이 총리는 우리 정부의 한일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일본을 향해 대화 복귀를 계속해서 촉구하고 있다.

이 총리는 지난 26일 국회에서 “일본이 근거도 대지 않으면서 한국을 안보상 믿을 수 없는 나라라는 투로 딱지를 붙이고 이른바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며 “안보협력이 어렵다고 지목받은 한국이 일본에 군사정보를 바치는 게 옳은 것인가 하는 상태에 놓여 있었다”고 일본 측 경제 공격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또 27일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는 “일본 정부가 사태를 더 이 상 악화시키지 않으리라 믿는다.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으면 한일 양국 정부가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일본의 선제적 조치 철회를 요구했다.

이 총리의 일본에 대한 부당성 지적은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시행령을 강행한 28일에도 이어졌다. 이 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대응을 위한 확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일본이 부당한 조치를 계속하는 것을 몹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한일관계의 복원을 위한 대화에 성의있게 임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말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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