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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에 뿔난 청년 시민단체 "공개 대화합시다"

재산·학력 부모 대물림 사회에 청년 허탈감

29일 서울 청와대 인근에서 청년전태일 소속 회원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공개 대담을 제안하고 있다./성형주기자




아르바이트, 일용직, 비정규직을 전전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20~30대 청년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공개 대담을 제안했다. 재산뿐만 아니라 학력이 부모로부터 대물림되는 불공정한 사회에 대한 허탈감을 직접 전달하기 위해서다.

시민단체 ‘청년전태일’은 29일 청와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모의 자산과 소득이 자녀에게 대물림되고 태어날 때부터 인생이 결정되는 불공정한 사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후보자의 고액 사모펀드 투자 논란과 조 후보자 딸의 부정 입학 의혹 등이 제기되자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마저 조 후보자에게 경고를 날린 셈이다.

이들 단체는 “조 후보자와 그의 딸이 살았던 삶은 우리의 삶과는 달랐다”며 “(조 후보자 딸이) 한영외고에 입학해 기득권이 누릴 수 있는 특혜는 다 누렸다”고 꼬집었다.

특성화고등학교 졸업 후 일용직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서모씨는 이날 직접 기자회견에 참석해 “일을 못 하면 밥을 먹을 수 없고 하루하루 걱정해야 하지만 조국 후보자 딸은 그런 걱정 없이 학교 잘 나와서 의사 돼서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세상이라는 게 씁쓸하다”고 했다. 전문대 졸업 후 아르바이트를 해왔다는 임모씨도 “전문대 졸업 후 긴 시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매년 최저임금이 얼마나 오르는지가 최대 관심사였다”며 “사람 몸이 아프면 쉬엄쉬엄 일해야 하는데 (우리는) 일을 쉬엄쉬엄할 여유가 없는 현실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태안화력발전소의 하청업체 소속이었던 김용균씨가 외주의 위험화 구조 속에 컨베이어 벨트에 깔려 목숨을 잃고 특성화고등학생 이민호씨가 현장실습을 하다 프레스 기계에 눌려 사망한 현실을 조 후보자가 외면해온 점을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조 후보자가 김용균·이민호의 친구들을 위해 뭘 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 없다”며 “조 후보자 딸의 입시 과정이 딴 세상 얘기고 생소한 과정과 절차인 것처럼 김용균의 삶이, 이민호의 현장실습이라는 것이 조 후보자에게 얼마나 딴 세상이고 생소한 것이었을까 싶다”고 언급했다.

다만 당장 조 후보자의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는 데는 거리를 뒀다. 이들은 “조 후보자가 사퇴하면 우리의 삶이 달라지는가”라며 “1인당 국내총생산(GDP) 3만불이 넘지만 청년들은 산업현장에서 죽을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을 어떻게 바꾸려고 하는지 묻고 싶다”고 설명했다.

청년전태일은 오는 31일 공동대담을 가지자는 내용의 제안문을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준비단에 전달할 계획이다. 공동 대담에는 구의역 김군의 친구, 태안화력 김용균 친구, 제주실습생 이민호 친구, 고졸 출신 청년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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