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은 문재인 대통령이 동남아 순방 길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두고 한 발언에 대해 “귀를 의심한다”·“국민 분노를 조롱하고 있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조 후보자를 향한 국민적 공분을 현 교육 제도나 야당 쪽 탓으로 돌리는 등 감싸기에만 급급하며 사실상 임명 강행 수순을 밟고 있다는 비판이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1일 논평에서 “문 대통령은 입시·사학비리 의혹에 이어 불법 사모펀드를 이용한 권력형 게이트로 확산되어 가는 조 후보자 비리 연속극이 한 달간 지속됐다”며 “조국 일가는 보이고 성난 민심에 눈 감은 대통령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청문회를 두고 벌어지는 상황을 ‘정쟁이라고 치부했다”며 “문 대통령은 지난 한 달간 어디서 꿈만 꾸고 있었냐”고 반문했다. 전 대변인은 ‘대학입시 제도 전반을 재검토해 달라’는 문 대통령 말에 대해 “제도의 허점을 교묘히 파고들어 반칙으로 타인의 기회를 빼앗고, 불법적 특권을 누린 조 후보자와 그 일가의 죄를 제도 탓으로 떠넘기는 매우 비겁하고 교활한 발언”이라며 “제도 개선, 공정의 회복 모두 조 후보자 사퇴, 지명 철회 이후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을 통해 “달라나에 가 있는 대통령 상황 인식, 기가 막힐 뿐”이라며 “느닷없이 대학 입시 제도를 가져와 조 후보자 의혹과 국민 공분에 이렇듯 물타기를 해야 하는 것인지 참 유감”이라고 밝혔다. 또 ‘청문회가 정쟁화해 좋은 사람을 발탁하기 어렵다’는 문 대통령 발언에 대해 “조국 사태 국면에서, 더욱이 해외 순방을 떠나며 대통령이 할 소리인가 귀를 의심한다”며 “대통령이 국민 염장을 지르고 비행기에 오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부디 순방 중에 ‘조국 임명’을 전자 결재하는 우는 범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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