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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터진 추가관세전]美中 '출구' 모색한다지만...홍콩사태 겹쳐 장기전 가능성

美, 생필품 등 1,120억弗에 15%...中도 750억弗 맞불관세

"美가정 年1,000弗 부담 늘어" ...中경제도 타격 만만찮아

習정부 홍콩 대응이 변수...내년 美대선까지 대치 이어질수도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예정대로 1일부터 상대국 제품에 추가 관세폭탄을 투하했다. 다만 양국은 무역협상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무역전쟁과 협상이라는 ‘투트랙’을 바탕으로 한 장기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추가 관세의 영향으로 미국 경제를 지탱해온 소비가 위축되고 이는 미중 모두 경기침체의 덫에 빠지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동부시간 기준으로 1일 0시1분부터 약 1,120억달러에 달하는 중국산 수입품에 15%의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산 생활용품과 식료품 등이 주요 타깃이다. 구체적으로 의류와 신발, 필기구, 기저귀, 텔레비전, 골프채, 낚싯줄 등이 해당된다. 미 의류신발협회(AAFA)에 따르면 중국에서 미국 시장으로 수입되는 의류의 91.6%, 인테리어 섬유·직물류의 68.4%, 신발류의 52.5%가 이날부터 부과되는 15%의 관세를 적용받게 됐다. CNBC는 “수많은 식료품과 가정용품들이 곧바로 관세의 타깃이 됐다”고 전했다.

중국은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에 반발하면서 맞불을 놨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1일 낮12시1분을 기해 1,717개의 미국산 상품에 각각 5%와 10%의 추가관세를 부과했다. 대두와 돼지고기, 소고기 같은 육류에 생선과 새우 같은 수산물, 사과, 멜론 등 농산물이 대상이다. 미국의 관세부과 시점에 맞춤으로써 미국에 대한 보복조치임을 드러낸 것이다. 특히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농산물을 포함해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일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에 대해 “관세 몽둥이로 중국의 발전을 막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극적인 조치가 없다면 두 나라의 관세전쟁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오는 12월15일부터 휴대폰과 노트북을 포함해 약 1,560억달러의 중국산 제품에 15%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한다. 이미 미국은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10월1일부터는 30%로 5%포인트 상향 조정될 예정이다.



중국도 12월15일부터 미국에서 들여오는 3,361개 상품에 각각 5%와 10%의 추가 관세를 추징한다. 9월분과 합치면 총 5,078개 품목, 750억달러어치에 보복관세를 매기는 셈이다. 중국은 미국산 자동차와 부속품에 대해서도 12월15일부터 각각 25%와 5%의 관세를 추징할 예정이다.

무역전쟁이 양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JP모건은 “최근 미국 정부의 관세부과는 중국산 소비재에 집중돼 있다”며 “연평균 미국 가정에 1,000달러의 비용 부담을 주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티븐 라마 AAFA 부회장도 “관세의 타격을 피하기 위해 엄청난 물량의 수입품목을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생산하도록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고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관세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미국의 소비감소→미 기업실적 하락 및 경기둔화→중국 수출위축→중 경기하락’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관건은 양국의 협상 가능성이다. 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중국 관세 부과와 관련해 “(9월1일 부과하는 것으로)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중국과 대화를 하고 있다. 회담이 예정됐고 전화통화가 이뤄지고 있다. 9월에 회담이 진행될 것으로 추측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도 “중국과 미국의 무역 협상팀이 효과적인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협상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협상이 이뤄지더라도 장기전이 될 확률이 높다. 최소 내년 미 대선을 앞둔 시점까지는 계속될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CNBC는 “세계 양대 경제 대국이 무역전쟁을 1년 반 이상 질질 끌고 있다”며 “중국은 국내 시장을 강화하면서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며 장기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다시 악화하고 있는 홍콩 사태도 변수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협상이 홍콩에 대한 중국의 대응 강도를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무역전쟁과 홍콩 시위를 일정 부분 연계하고 있다는 뜻인데 향후 중국 정부의 입장 변화에 따라 무역협상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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