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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IMF 지원받아도 역부족...디폴트는 시간문제?

아르헨 결국 외환거래 통제

신용등급 강등속 페소화 가치 급락

외화 매입, 해외송금 등 제한 조치

기대효과 적고 남은 카드도 없어





지난 2015년 ‘친시장’을 내걸며 통화통제 제도를 철폐한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가중되는 경제위기로 결국 외환거래 통제에 나섰다. 아르헨티나가 5년 만에 또다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지며 페소화 가치가 추락하고 외환보유액이 급감하자 시장 개입과 단기채권 상환기간 연기 조치에 이어 내놓은 강경책이다. 더 이상 꺼낼 카드가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아르헨티나로서는 국제통화기금(IMF) 지원밖에 믿을 구석이 없지만 IMF의 지원 역시 불길을 끄기에는 역부족이라 아르헨티나의 디폴트 선언이 시간문제라는 우려가 나온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날 관보에 외환시장을 엄격히 통제하는 내용의 칙령을 공포했다. 이에 따라 2일부터 연말까지 개인의 경우 한 달에 1만달러(약 1,200만원) 이상의 외화를 매입하거나 외국으로 송금하려면 중앙은행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기업이나 법인에는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수출기업은 재화와 서비스 수출로 번 달러화를 비축하지 못하고 아르헨티나 시장에 곧바로 내다 팔아야 한다.

아르헨티나가 이 같은 통화통제에 나서는 것은 마크리 대통령 취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2007~2015년에 집권한 좌파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정권 당시 통화통제 제도로 암시장의 달러화 거래가 늘고 외환시장이 불안정해지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자 2015년 12월 취임한 마크리는 이를 철폐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아르헨티나 디폴트가 임박했다는 위기감이 커지면서 자본통제 정책으로의 회귀가 불가피해진 것으로 보인다.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은 다음달 대선을 앞두고 지난달 11일 실시한 예비선거에서 중도좌파연합 ‘모두의 전선’ 소속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후보가 우파연합을 대표하는 마크리 현 대통령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자 포퓰리즘 정권 복귀에 대한 우려로 ‘패닉’에 빠졌다. 페소화 가치는 선거 전보다 25% 급락했으며 국채가치도 평균 25% 떨어졌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28일 정부가 단기채권 상환기한을 일방적으로 연기했지만 오히려 디폴트 우려만 증폭시켰다. 사실상 부채상환능력이 없다는 점을 공식화한 정부 발표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아르헨티나 국가신용등급을 ‘SD(Selective Default·선택적 디폴트)’로 강등했다.

문제는 이번 조치도 별다른 효과를 내기 어려운데다 이제 마크리 대통령에게 남은 카드가 얼마 없다는 점이다. 지난해 체결한 56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중 이달 53억달러를 추가 지급할 예정인 IMF는 이날 정부의 외환통제 발표 이후 “아르헨티나 당국과 긴밀한 접촉을 유지하고 어려운 시기에 계속 협력할 것”이라며 이번 정부의 결정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일단 밝혔지만 이달 15일로 예정된 IMF의 다음 대출평가 프로그램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시장에서는 IMF의 구제금융으로도 아르헨티나의 위기를 막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애버딘스탠더드의 제임스 애티 투자매니저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IMF가 약속한 지원금을 내놓지 않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지금 단계에서 50억달러 규모의 자금 지원은 “우물에 소원을 빌면서 동전 몇 개를 집어넣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에 비춰볼 때 향후 5년 내 아르헨티나의 디폴트 가능성은 90%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아르헨티나는 2001년 1,000억달러의 대외부채에 대한 디폴트를 선언했으며 당시 채무조정에 합의하지 않은 채권단과의 합의 실패로 2014년 기술적 디폴트에 빠진 바 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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