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장관이 지휘·감독 대상인 검찰의 수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검찰 수사에 개입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었다.
조 후보자는 2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각종 의혹을 겨냥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제가 만약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되면 가족과 관련된 일체 수사에 대해 보고 금지를 지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시가 없어도 윤석열 검찰총장이 보고하지 않고 열심히 수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검찰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하는 검찰 사무의 최고 감독자인 법무부 장관으로서 이해관계가 상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조 후보자는 압수수색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검찰이 청문회 과정에서 압수수색을 한 데 대해 언급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서 압수수색에 대한 평가가 제 입에서 나오게 되면 향후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 총장께서 법과 증거에 따라 수사를 전개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후보자 가족의 신분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도 “제 입으로 ‘피의자다’ 말하게 되면 그 역시 검찰 수사에 대한 지침이 된다”면서 “피의자다 뭐다 말하면 ‘제가 윤석열에게 방침을 줬다’고 하지 않겠나”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장관직에 임명된다 하더라도 (검찰 수사에) 일절 개입하지 않고 검찰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반면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달 30일 브리핑을 통해 조 후보자에 대한 검찰 압수물이 언론에 공개됐다며 윤 총장이 이를 수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강 수석은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의 컴퓨터에서 나온 문서가 보도된 데 대해 “윤 총장이라면 이 사실을 반드시 수사해야 한다”고 말해 사실상 특정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지시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검찰은 지난달 27일과 28일 이틀간 서울과 부산 등 의혹 관련 장소 30여곳에 대한 대규모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이어 웅동학원 이사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센터 관계자, 사모펀드 관계자 등 관련인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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