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풍속 300㎞에 육박하는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초강력 허리케인 ‘도리언’이 미국 본토에 접근하면서 미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최고등급인 5등급으로 세력을 키운 도라언이 카리브해 바하마를 휩쓸며 ‘재앙 수준’의 파괴력을 과시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 총력대응 체제에 돌입하는 등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강한 ‘괴력’을 가진 도리언이 바하마를 강타한 뒤 플로리다로 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이날 오전 현재 최대풍속이 280㎞로 이전보다 더 거세졌다며 등급을 5등급으로 상향 조정했다. 카테고리 3등급부터는 메이저급 허리케인에 속하며 풍속이 시속 253㎞를 넘어가면 5등급으로 분류된다. NHC는 도리언이 시속 321㎞ 이상의 돌풍과 최대 6m에 이르는 파괴적인 파도를 몰고 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도리언이 강타한 바하마는 강풍과 폭우에 주택 지붕이 날아가고 전선이 끊기는 등 쑥대밭으로 변했다. 현지언론은 허리케인이 상륙한 아바코섬에서 8세 소년 1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허버트 미니스 바하마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바하마 역사상 한번도 본 적 없는 허리케인이 왔다”며 “재앙 수준의 결과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리언이 앞으로 5일 동안 미 동부 해안을 따라 북서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도리언의 예상경로에 속하는 미국도 대비 태세에 나섰다. 플로리다와 남부캐롤라이나 등은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팜비치 카운티 등에는 의무 대피령이 내려졌다. 이 밖에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 주지사도 해안가에 위치한 일부 지역에 대피령을 내렸다.
도리언 북상 소식에 지난주 말 폴란드 방문 일정까지 취소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워싱턴DC로 돌아와 재난관리청(FEMA)을 방문해 관련 브리핑을 받은 뒤 도리언 상륙 상황을 점검하고 대비책 및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는 우리가 봐온 역대 최강 중 하나”라며 “나는 5등급에 대해 일찍이 들어봤는지조차 확실하지 않다. 4등급은 목격한 적이 있지만 4등급도 그다지 많이 보지 않았다”고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한편 국제적십자사·적신월사연맹(IFRC)은 2일 도리언으로 인한 초기 피해 대응을 강화하고 500여가구에 긴급 대피소를 제공하기 위해 긴급구호자금 25만스위스프랑(약 3억원)을 지원했다고 전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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