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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8번홀 '통탄의 보기'...노예림 "내년엔 꼭 우승할래요"

■LPGA 포틀랜드클래식 최종

'월요예선 통과자' 우승 1타차 무산

해나 그린 이어 준우승 차지했지만

'예비 스타'로 눈도장 확실히 찍어

이정은 9위, 고진영·박성현은 20위

재미교포 노예림이 2일(한국시간) 포틀랜드 클래식 최종라운드 17번홀에서 버디 퍼트를 놓친 뒤 안타까워하고 있다./포틀랜드=AFP연합뉴스




재미교포 노예림이 포틀랜드 클래식 최종라운드 5번홀에서 드라이버 샷을 하고 있다. /포틀랜드=AFP연합뉴스


최종라운드 경기 도중 이야기를 나누는 노예림(왼쪽)과 해나 그린. /포틀랜드=AP연합뉴스


마지막 18번홀(파4). 노예림(18·미국)의 티샷이 페어웨이 벙커에 빠졌고 두 번째 샷은 그린 뒤로 넘어가 관중석 앞에 떨어졌다. 벌타 없이 볼을 옮긴 뒤 시도한 어프로치 샷은 홀을 지나쳤다. 신중하게 친 중거리 파 퍼트가 홀을 빗나갔고 우승컵의 주인은 이 1타 차이로 갈렸다.

‘돌풍’을 일으키며 우승에 도전한 재미교포 노예림이 우승 문턱에서 아쉽게 고개를 떨군 순간이었다. 노예림은 2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컬럼비아 에지워터CC(파72·6,476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총상금 130만달러)에서 정상을 향해 질주하다 막판 역전을 허용하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3타 차 선두로 출발한 마지막 4라운드에서 1타를 줄인 그는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를 기록, 5언더파 67타를 몰아친 해나 그린(23·호주·21언더파)에게 1타 차로 밀렸다.

아직 LPGA 투어 회원이 아닌 노예림이 추월당하지 않았다면 월요 예선을 거쳐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한 사상 세 번째 선수로 기록될 수 있었다. 2016년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브룩 헨더슨(캐나다) 이후 첫 18세 챔피언에 올라 ‘빅 리그’로 직행할 기회이기도 했다.

전날 “우승하면 내 인생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던 노예림은 우승은 좌절됐지만 수확이 적잖았다. 우승 경쟁을 펼쳐 ‘예비 스타’로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미국 골프전문 매체 골프다이제스트는 “그녀는 이미 자신이 투어를 뛸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증명했고 그것을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신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득이었다.





2001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태어나 미국에서는 예리미 노(Yealimi Noh)로 불리는 노예림은 지난해 미국주니어골프협회 최우수선수로 뽑힌 유망주다. 2018년에만 여자 주니어 PGA챔피언십, US 여자 주니어, 캐나다 여자 아마추어 챔피언십 등에서 우승했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입학을 포기하고 올해 2월 프로로 전향한 그는 주로 월요 예선으로 대회에 나섰고, 지난 7월 손베리크리크 클래식 공동 6위에 이어 7번째 출전인 이번 대회에서 개인 최고 성적을 거뒀다. 175㎝의 큰 키와 시원한 스윙을 가졌으며 국내 하나금융그룹의 후원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날 노예림은 14번홀까지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여 역시 3타를 줄인 2위 그린과의 3타 차 거리를 유지했다. 하지만 문제는 중압감이었다. 그린이 15번홀(파4) 버디를 잡아 2타 차로 쫓긴 노예림은 16번홀(파3)에서 그린을 놓쳐 보기를 적어냈고, 17번홀(파4)에서 그린에게 버디를 얻어맞아 공동 선두를 허용한 뒤 마지막 홀에서도 샷이 흔들리며 역전 보기를 적어내고 말았다.

경기 후 노예림은 “계속 좋았는데 16·18번홀에서 실수가 나와 가슴이 아팠다”면서 “그래도 이번 주 정말 행복했다. 퍼팅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LPGA 투어 출전은 이번이 마지막이었다고 밝힌 그는 “올해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거쳐 내년에 돌아오겠다. 올해 몇 차례 대회를 경험하면서 투어에 적응했고 내년에는 우승하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노예림은 오는 10월3일부터 나흘간 인천 스카이72 골프장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 초청 선수로 출전하고 일본 투어 대회에도 한 차례 나설 예정이다.

한편 3타 차를 뒤집은 그린은 6월 메이저대회인 KPMG 여자 PGA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시즌 2승째로 19만5,000달러(약 2억3,6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이정은(23)과 허미정(30·이상 대방건설)·김세영(26·미래에셋)이 나란히 12언더파 공동 9위로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고 세계랭킹 1·2위 고진영(24·하이트진로)과 박성현(26·솔레어)은 10언더파 공동 20위에 함께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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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문화부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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