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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총리 제안’ 논란 낳았던 日의원 뒤늦게 “그런 말 안한 듯”

日 가와무라, 3박4일 방한 후 일본 돌아가선

“이총리가 수출규제-지소미아 동시해결 제안”

총리실 “그런 적 없다” 반박하자 슬쩍 말바꿔

日 현지선 "韓, 1+1+α 제안했다" 얘기도 나와

방한 日정치인 잇딴 韓 입장 와전, 총리실 당혹

이낙연(오른쪽) 총리와 일한의원연맹의 가와무라 다케오 간사장이 지난 해 10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화하고 있다. 이 총리와 가와무라 간사장은 지난 2일 진행 된 면담은 공개하지 않았다./사진제공=총리실




이낙연 국무총리로부터 일본 수출규제와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를 동시에 해결하자는 제안을 받았다고 일본 현지에 전했던 가와무라 다케오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이 “그런 말은 하지 않은 것 같다”며 지난 발언을 일부 수정했다고 일본 방송 JNN 등이 5일 보도했다. 가와무라 간사장의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고 한국 총리실이 강하게 반박하자 뒤늦게 정정에 나선 것이다.

가뜩이나 한일 관계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한일 셔틀 중재를 자임하고 나선 일본 의원들이 연이어 한국 측 입장을 와전하고 있어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자민당 소속 중의원인 가와무라 간사장은 지난 달 31일 3박 4일 일정으로 서울을 방문한 후 지난 3일 일본으로 돌아갔다. 방한 기간 이낙연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강창일 한일의원연맹 회장 등과 접촉했던 가와무라 간사장은 귀국 후 도쿄의 총리 관저를 방문, 이 총리 면담 결과 등을 아베 총리에게 전했다. 일본 취재진에게도 방한 결과를 브리핑했다.

이 과정에서 가와무라 간사장은 “이 총리가 지소미아 종료와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두 가지 문제의 동시 해결을 제안했다”며 “이에 (이 총리에게) 강제징용 배상 문제도 동시에 협의를 시작하는 게 필요하다고 전했다”고 일본 기자들에게 밝혔다. 또 일본 언론들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가와무라 간사장으로부터 이 같은 제안을 전해 들은 후 “강제 징용 문제 해결이 최우선”이라는 입장만 고수했다고도 전했다.

하지만 한국 총리실은 일본에서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즉각 “이 총리가 일본 측에 그런 제안을 한 적이 없다”고 관련 보도를 부인했다. 총리실은 “일본의 수출 규제와 지소미아 종료 동시 해결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며 “이 총리는 지난 2일 가와무라 간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일본 측이 취한 조치를 원상회복하면 한국도 지소미아 종료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설명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가와무라 간사장이 면담 결과를 와전했다는 것이다. 결국 가와무라 간사장은 지난 4일 일본 기자들에게 “(이 총리가) 수출 관리 문제와 지소미아 종료를 세트로 해결하자는 말은 하지 않은 것 같다”고 자신의 기존 발언을 수정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5일 오전 열린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가와무라 간사장이 한국을 다녀간 후 현지에 와전 된 내용은 이 총리가 수출규제와 지소미아 동시 해결을 제안했다는 것 뿐이 아니다. 한 매체는 가와무라 간사장이 일본 기자들에게 방한 결과를 전하면서 “한국 정부가 광복절께 강제 징용 문제와 관련 된 ‘1+1+α’안(한일기업과 한국 정부가 배상하는 방안)을 일본에 제안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이 총리는 5일 국회 예결위 답변 중 “저도 언론 보도를 보고 놀라 직접 가와무라 간사장에게 전화해 물어보니 ‘보도가 잘못됐다, 이 총리의 말씀도 그게 아니었다’고 했다”며 “해당 기사를 보도한 기자에게도 전화해 물으니 인터넷판이라도 정정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러한 보도가 가와무라 간사장 본인의 부주의인지 의도인지 (언론의) 오보인지 모르지만, 몹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가와무라 간사장과) 오랫동안 쌓아온 신뢰 관계가 깨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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