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 짐바브웨를 37년간 철권통치하다 2년 전 축출된 로버트 무가베(사진) 전 대통령이 95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에머슨 음낭가과 짐바브웨 대통령은 6일 트위터를 통해 무가베 전 대통령이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영국 BBC방송은 무가베 전 대통령의 가족을 인용, 그가 싱가포르에서 건강이 악화해 숨졌다고 보도했다.
독립투사 출신으로 지난 1980년부터 장기 독재를 해온 무가베는 부인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주려고 시도하다가 2017년 11월 군부 쿠데타와 의회의 탄핵 절차 등에 직면한 뒤 사임했다. 사임 당시 나이가 이미 93세였다. 음낭가과 대통령이 “국민의 해방과 자강을 위해 일생을 바친 범아프리카주의자였다”고 평가한 것과 달리 그는 집권기간 내내 부정부패와 사치로 경제를 파탄에 빠뜨린 장본인으로 지탄받았다. 2009년에는 워싱턴포스트(WP)의 주말판 매거진 ‘퍼레이드’가 꼽은 세계 최악의 현직 독재자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무가베가 물러난 후 짐바브웨 집권당은 정국 안정 등을 위해 무가베에게 면책특권을 보장했고 새 정부는 무가베의 생일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무가베는 올 4월부터 싱가포르의 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음낭가과 대통령은 무가베가 병과 고령 때문에 걸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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