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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내 동해 유입"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하면 벌어지는 일[썸오리지널스]

지난 2011년 3월 11일 규모 9.0의 대지진과 쓰나미 여파로 후쿠시마 제1원전 4호기가 발하는 모습/연합뉴스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전에 쌓여있는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 100만t 이상을 태평양에 방류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국제환경단체 소속 전문가의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달 12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숀 버니 독일사무소 수석 원자력 전문가는 ‘이코노미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아베 내각과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 원전에 쌓여있는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 100만t 이상을 태평양에 방류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은 위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폭로했다.

지난 8월 14일 숀 버니 그린피스 수석 원자력 전문가가 국회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특히 그는 “오염수를 방류하면 1년 뒤 동해로 유입될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강경 대응해야 할 것을 시사했다. 하지만 일본은 즉각 “그린피스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면서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국제사회를 안심시키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심지어 후쿠시마산 식재료가 안전하다는 것을 홍보하기 위해 “내년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공급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또 후쿠시마 앞바다의 안전성을 강조하는 홍보영상을 제작해 공개하며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올림픽 서핑 종목 예선을 치르자”는 제안까지 한 상황이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와 관련해서는 “처리수 처리 방법과 시기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회피하고 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일본이 오염수 처리의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정말 바다 방류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는 걸까. 그렇다면 오염수 방류 후 우리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까. 서울경제썸이 양이원영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을 만나 후쿠시마 오염수를 둘러싼 5가지 쟁점들을 짚어봤다.

서울 종로구 통인동에 위치한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실에서 양이원영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 을 만났다./정가람기자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현재 원전 상태는

당시 규모 9.0의 대형 지진과 함께 쓰나미가 후쿠시마를 강타했고 제1원전 4개 중 3개가 폭발했다. 폭발한 원전 3개는 가동 중이었기 때문에 원자로 안에는 100톤 가량의 핵연료가 들어 있었다. 핵연료는 핵분열을 할 때 열을 많이 내기 때문에 지하수를 끌어들여 계속 식혀 줘야 한다. 물론 핵분열이 중단돼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원전이 멈추면서 내부 온도고 4,000도 이상 치솟았다. 원자로 주변부가 다 녹았고 핵연료봉을 식히던 고농도의 방사능 오염수가 원전 곳곳에 흘러 내렸다. 이 오염수가 바깥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해안선으로 ‘차수벽’을 1차로 치고, 부지 바로 앞으로 2차 차수벽을 쳐놓았다. 내부의 오염수들은 매일 뽑아내서 핵 제거장치를 거쳐 정화한 뒤 다시 탱크에 보관하고 있다. 그러나 사고 이후 8년간 100톤 이상의 오염수가 나오고 있다. 올해 2월까지 제1 원전에 보관된 오염수의 양은 112만 톤이며 7월까지 115만톤으로 3만톤이 늘었다. 매일 170톤의 오염수가 나오는 셈이다. 도쿄전력은 최대 137만톤까지 저장할 수 있는 탱크를 더 만들겠다고 한 상태다. 하지만 이 또한 2022년이면 한계에 도달한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다른 점은

1986년에 발생했던 옛 소련(현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노심(원자로의 중심부로 핵연료인 연료봉 다발)이 폭발하면서 그 여파로 원전 천장이 파괴돼 방사능이 누출됐다. 심지어 화재까지 발생해 헬리콥터들이 하늘에서 물을 뿌려 불을 끄는 동시에 콘크리트를 들이부어 석관을 만들어 봉인했다.

물론 후쿠시마 원전도 국제원자력사고등급 7등급에 해당하는 초대형 사고다. 특히 후쿠시마 원전의 경우 건설 당시 해수면과 가깝도록 낮은 부지에 지어 지하수 유입을 용이하게 한 것이 화근이 됐다. 바닷물을 끌어다가 핵연료를 식혀야 하는데 부지가 높으면 이 에너지 생산 비용 또한 많이 들기 때문에 낮게 지은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쓰나미에 취약했을 뿐만 아니라 사고 이후에도 원전으로 흘러드는 지하수를 막느라 골머리를 쌓고 있다. 또 사고 당시 두 나라의 대응방식은 확연히 다르다. 체르노빌의 경우 발전소 주변 반경 30km까지 대피시켰고 현재까지 접근금지구역으로 지정해 관광객 방문만 가능하다. 반면 일본의 경우 사고 직후 반경 30km까지 대피시켰으나 최근 방사능 기준치를 20배 올려 피난 구역을 해제했다. 다시 피난민들을 다시 후쿠시마로 복귀시키는 것이다.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했을 때 무슨 일이 발생할까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쿠로시오 해류가 필리핀에서 시작해 일본, 러시아, 미국의 캘리포니아 쪽으로 적도를 둘러 한국으로 돌아오는데 약 1~2년 정도 걸린다.



후쿠시마가 일본의 동북부 쪽이기 때문에 오염수 방류 시 바로 한국 쪽 동해로 가로질러서 오거나 밑으로 내려와서 유입되는 것은 굉장히 적은 양일 것이라고 예상한다. 실제로 과거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3~4개월쯤 캘리포니아와 알레스카 쪽에 세슘이 검출됐고 1~2년 뒤 동해에서 세슘이 농도가 높아졌었다. 다행히 동해 수산물에서는 방사능 수치가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100톤 가량의 대량 방류의 경우엔 다르다. 방사능에 노출되는 방법은 크게 3가지인데 직접적으로 방사능이 신체에 닿는 것, 음식을 통한 흡입, 공기를 통한 흡입이다. 물론 평소 자연에서 발생하는 우주 방사선, 화강암(라돈) 뿐만 아니라 X레이 촬영 등을 통해 일상적으로 방사선을 쬐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연간 방사선 피폭 한도를 1밀리시버트(mSv)로 권고해놓았다. 그러나 동해가 오염될 경우 수산물 뿐만 아니라 농산물, 가공식품 등까지 위험해진다. 방사능이 수중 뿐만 아니라 공기 중으로 퍼지기 때문이다. 특히 방사능 오염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삼중수소’가 음식 혹은 공기를 통해 몸으로 들어올 경우 우리 몸에 있는 수소와 치환될 수 있다. 아미노산으로 이뤄져있는 유전자 조직 등에 삼중수소가 침투한다면 세포 손상, 변형 등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갑상선암, 골수암, 피부암 등의 큰 질병이 발생하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 삼중수소 제거장치 설치가 필수인데 그 비용이 수천억 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큰 돈을 들여 삼중수소 제거장치를 설치하더라도 완벽하게 제거할 수 없다. 농도를 줄일 뿐이다.



■오염수 처리 방안, 방류 외엔 대안 없나

사실 오염수 처리 방안으로 수증기 변환 방출, 매설 등 거론되는 몇 가지 제시안이 있다.

그러나 비용에 따른 현실 가능성을 따져봤을 때 ‘(장기간) 보관 후 방류’가 일본 민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현재 보관하고 있는 오염수를 10만 톤짜리 탱크 약 11개 이상에 다시 옮겨 담아서 ‘123년’ 정도를 보관한 뒤 바다에 방류하는 것이다. 삼중수소 농도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간이 ‘12.3년’인데 10번 보관하면 농도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이것도 완벽하다고 보긴 어렵다. 그 사이에 또 다시 대형 지진 등이 발생해 파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그동안 복구수습 작업 문제 및 오염 확산 등에서 꾸준히 논란이 있었고 이제는 보관·처리 과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심지어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되려 자국민(후쿠시마 거주민)조차도 방사능 노출로부터 보호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 국제적 이벤트가 끝나면 일본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에 대한 책임을 더욱 회피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그 전에 일본의 책임있는 답변을 들을 수 있도록 국제적인 압력을 가해야한다. 물론 평소 개인이 자신의 방사선량은 자신이 꼼꼼히 챙기는 습관도 중요하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유일하게 얻은 것이 있다면 시민들이 직접 서울 곳곳 방사능 측정기를 들고 다니면서 일상 속 숨어있던 방사능 물질들을 찾아낸 것이다.

실제로 2011년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서 ‘방사능 아스팔트’가 발견돼 다 걷어냈다.이처럼 생활 속 방사능 노출을 줄일 수 있는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 라돈가스의 경우 꽉 막힌 지하 공간에 많기 때문에 환기장치를 설치해 수시로 환기해야한다.



/글·영상=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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