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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기고 떨어지고 뽑히고... 비 또와 복구 차질

[태풍 '링링'에 전국 아수라장]

3명 숨지고 경찰 등 23명 다쳐

양식장 등 3,600여곳 피해신고

16만가구 정전으로 불편 겪어

오늘도 일부지역에 돌풍·천둥

8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상가 간판이 전날 강풍을 몰고온 태풍 ‘링링’으로 인해 무너져 내려있다. /연합뉴스




‘9월 태풍’은 역시 무서웠다. 역대급 강풍을 동반한 제13호 태풍 ‘링링’이 한반도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전국에서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하고 주택과 시설물 등이 크게 파손됐다. 특히 몸을 가누기도 힘든 엄청난 강풍에 추석을 겨냥해 수확을 앞둔 과일들이 잇따라 낙과 피해를 입어 농민들이 시름에 빠졌다.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피해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 또다시 많은 비가 예보돼 복구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태풍 ‘링링’으로 인해 3명이 숨지고 23명이 다쳤다. 부상자 가운데 일반인은 12명, 안전조치 등 공무수행 중 다친 소방관이 5명, 경찰관이 6명으로 집계됐다. 경상자와 아직 집계되지 않은 사례를 합치면 부상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간판 등이 뜯기고 담벼락이 무너지는 등 시설물 피해는 민간 928건과 공공 2,714건 등 모두 3,642곳에서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전국적으로 7,145㏊에서 농작물 피해도 발생했다. 4,253㏊에서 벼가 쓰러졌고 1,735㏊는 침수됐으며 1,157㏊에서 낙과 피해를 봤다. 비닐하우스 피해면적은 42㏊로 집계됐다. 제주에서는 넙치 2만2,000마리와 돼지 500마리가 폐사하는 등 수산·축산물 피해도 있었다. 전남과 제주 등지에서는 피항 선박 35채가 뒤집혔다. 공공시설물은 학교시설 108건, 문화재 21건, 도로시설 8건, 어항시설 8건 등이 피해를 봤다. 전국에서 16만1,646가구가 정전을 겪은 가운데 8일 오전 약 99.7%가 복구 완료됐다.



특히 추석 성수기를 앞둔 과수원들의 피해가 컸다. 충남 예산군의 한 과수원에는 새파랗게 아직 익지 않은 부사부터 새빨갛게 익은 홍로까지 강풍에 속절없이 우수수 떨어졌고, 그나마 가지에 남은 사과들도 군데군데 멍이 들었다. 과수원 주인 박용식 씨는 “떨어진 것보다 가지에 달려 있는 것들이 더 문제”라며 “지금 강풍으로 부딪혀 멍이 든 후지 같은 만생종은 11월 초 수확해 보면 딱딱해져 파과가 돼 버린다”고 걱정했다. 한창 수확철을 맞은 배도 마찬가지다. 전남 순천시 낙안면에서 배 과수원을 운영하는 김근철씨는 “떨어진 배는 이미 상품성을 잃어 거름으로밖에 쓸 수 없다”며 “나무에 달린 성한 배도 조그만 상처만 있으면 제값을 받지 못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8일 전남 순천시 낙안면 신기마을의 한 과수원에서 농민이 태풍 ‘링링’으로 땅에 떨어진 배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순천=연합뉴스


중대본과 각 지방자체단체는 피해 복구에 돌입했지만 9일 또다시 전국적으로 비가 올 것으로 예보돼 복구에 차질이 우려된다. 기상청은 “9일은 저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고 제주도와 남부지방 일부 지역은 돌풍이 불고 천둥·번개가 치겠다”며 “당분간 비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침수와 산사태, 축대 붕괴 등 피해가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대본은 “포털사이트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재난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피해 지역에 대한 현장조사 및 응급복구를 실시하고 추가피해 우려 지역의 안전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욱기자·전국종합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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