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마약류 사범이 작년에 비해 감소했음에도 수사기관에 압수된 마약은 오히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과 대만 등 국제 마약범죄 조직과 연계해 마약을 국내로 밀수입하거나 중간 경유지로 이용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9일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부장 한동훈 검사장)가 발간한 ‘2018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압수량은 총 517.2㎏으로 2017년 압수량 258.9㎏에 비해 99.8% 증가했다. 다만 작년 한해 마약류 사범은 1만2,613명으로 전년(1만4,123명) 대비 10.7% 감소했다. 밀수사범은 521명으로 전년(481명) 보다 8.3% 증가했다.
마약류 밀수사범도 2017년 481명에서 지난해 521명으로 증가했다.
대검은 “내국인이 대만 마약조직, 일본 야쿠자 등 국제 마약범죄조직과 연계해 대규모 마약류를 국내로 밀수입하거나 경유지로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실제 외국인 사범은 지난 2014년 551명에서 작년엔 948명으로 4년 사이에 72%나 증가했다.
실제로 검찰은 지난해 9월 대만 마약조직과 일본 야쿠자와 연계해 필로폰을 밀수한 국내 유통조직 28명을 구속하고, 필로폰 152.28㎏을 압수했다. 올해 7월에도 말레이시아 마약조직 등이 12차례에 걸쳐 밀수한 필로폰 24.3㎏을 압수했다.
또 마약류 범죄가 증가한 데에 인터넷 등을 통해 쉽게 마약류를 구입할 수 있게 된 점도 한 몫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지난해 인터넷 등을 통한 마약류 유통 적발 건수는 총 1,516명으로 2017년 1,100명에 비해 37.3% 증가했다.
20대 마약류 사범도 △2014년 1,174명 △2015년 1,305명 △2016년 1,842명 △2017년 2,112명 △2018년 2,118명으로 해마다 지속적인 증가 추세다. 지난해 엑스터시 압수량은 2,818g으로 전년(688g) 보다 309.6% 급증했으며 JWH-018 및 유사체는 478g으로 전년(184g) 대비 159.8% 증가했다.
검찰은 주로 저렴한 가격에 비해 강한 환각 작용을 가진 엑스터시 등이 마약류가 대학생과 유학생 등의 클럽 파티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검은 국제 마약조직 단속에 검찰 수사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해외 공급지 검색을 강화하는 등 국내외 동시 수사로 마약류 밀반입을 사전 차단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또 검찰은 늘어나는 마약류 범죄를 효과적으로 단속하기 위해 국제 마약조직 추적수사팀을 인천지검에 신설해 가동할 계획이다. 또 인터넷 등을 통한 마약류 공급을 차단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다크웹(접속을 위해 특정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하는 웹) 전문수사팀’도 신설·가동할 방침이다.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