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승준이 서연미 CBS 아나운서에 대한 법적 대응을 공식화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서연미 아나운서는 유튜브를 통해 방송된 CBS ‘댓꿀쇼PLUS’에서 자신이 어린 시절에 유승준의 열렬한 팬이었다고 밝히면서 “왜 굳이 (한국에) 들어오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서연미 아나운서는 그러면서 “나에게는 더 괘씸죄가 있다. 완벽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우상이, 해병대를 자원입대하겠다던 사람이 그런 일을 저질러서 지금까지도 괘씸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서연미 아나운서는 유승준이 재외동포 비자인 F4 비자를 신청한 것에 대해서는 “유승준은 중국과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수익을 내는데 한국에서는 외국에서 번 돈에 대해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유승준에게는 미국과 한국에서 활동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유승준을 향한 서연미 아나운서의 저격은 유승준이 8일 자신의 SNS에 해당 영상을 직접 올리면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유승준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말하는 것을 거짓 증언이라고 한다. 유언비어와 거짓 루머들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삶을 포기하기도 한다”며 “거짓들을 사실인 것처럼 아무생각 없이 퍼트리는 사람들은 살인자가 되는 건가. 직접은 아니더라도 책임이 없다고는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마음이 편할 수 없어야 정상”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유승준은 그러면서 ”나보다 어려도 한참 어린거 같은데 나를 보고 ‘얘’라고 하던데 용감하신 건지 아니면 멍청하신 건지. 그때 똑같은 망언 다시 한 번 내 면상 앞에서 하실 수 있기를 기대하겠다”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유승준은 이어 “‘눈이 있으면 이런 일들이 있었구나’ 한번 차근히 곰곰이 생각해 보시라. 언젠가 그쪽이 상상하지도 못할 만큼 가슴 아프고 답답한 일들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것 기억 하시라. 처벌 아니면 사과 둘 중에 하나는 꼭 받아야 되겠다. 준비 중”이라고 법적 대응을 공식화 했다. 유승준은 이어 ”아나운서값 하시라. 사실을 알고 떠드시라“고 격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유승준의 반격에 대해 서연미 아나운서는 공개 저격을 계속 이어갔다. 서연미 아나운서는 SNS를 통해 ”국민 앞에서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대국민 사기극 연출한 분께서 ‘거짓 증언’ ‘양심’을 거론할 자격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 누군가가 자신의 커리어만을 생각해 거짓말할 때, 정직하게 군대 간 수십만 남성들의 마음은 무너져 내리지 않았을까”라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육군으로 현역 입대한 제 남동생, 첫 면회 갔을 때 누나 얼굴 보고 찔찔 울던 게 생각나 마음이 아프다”고 남겼다. 서연미 아나운서의 SNS는 현재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1997년 혜성처럼 등장해 가요계를 댄스로 물들인 유승준은 ‘가위’, ‘나나나’, ‘열정’, ‘찾길바래’, ‘와우’ 등을 히트시키며 H.O.T.와 젝스키스, 신화 등 아이돌 그룹이 지배하던 시장에 솔로 가수로 단단한 입지를 굳혔다.
관련기사
활동 중 순수청년, 바른 청년 이미지로 어필하던 그는 꾸준히 “대한민국 남자로서 꼭 입대하겠다”고 말해왔으나 귀국보증제도를 통해 일본 콘서트와 입대 전 미국 가족을 만나고 오겠다며 한국을 떠나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그는 “전역하면 서른살이 되고 댄스가수로서의 생명이 끝난다”며 “가족과 오랜 고민 끝에 미국 국적을 취득하기로 했다”고 말해 국민적 공분이 일기도 했다.
이후 일부 팬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법무부는 2002년 2월 2일 한국에 도착한 유승준의 입국을 거부해 미국으로 돌려보냈다. 유승준은 “유감스럽다”는 말을 남기고 공항에서 발길을 돌렸고, 이후 17년간 예비 장인의 장례식 외에는 단 한번도 한국 땅을 밟지 못했다.
유승준은 출입국관리법 제11조 제 1항 제3조에 의거 ‘대한민국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에 해당된다. ‘출입국 부적격 인물’로 등록돼 입국이 불가능하다.
유승준은 부당하다며 2015년 10월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 총영사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사증발급 거부취소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2016년 9월 1심 판결과 2017년 2월 2심 모두 원고 패소 판결해 유승준은 국내에 들어올 수 없었다. 그는 대법원에 항소했고, 2년 7개월여 만에 대법원에서도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2015년 이후 꾸준히 국내 복귀를 타진해왔다. 아프리카TV를 통해 “아들에게 떳떳한 아버지가 되고 싶다. 12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군대에 갔을 것”이라며 온정을 호소했으나, 방송이 꺼진 줄 알고 스태프들이 욕설을 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역효과를 내기도 했다.
올해 1월 18일에는 총 4곡이 수록된 앨범을 기습적으로 내고 타이틀곡 ‘어나더 데이’에 지난날을 후회하는 듯한 가사를 포함시키기도 했다. 그는 “가사 한마디 한마디가 제 삶이고 고백이다. 저를 기억해주시는 모든 분과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팬분들께 이 노래를 바친다”고 마음을 전했으나 그조차 여론을 돌려세우지는 못했다.
이런 가운데 대법원 3부는(주심 김재형 대법관) 지난 7월11일 유승준이 주 로스앤젤레스(LA) 한국 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사증(비자)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 결심공판에서 ‘원심 파기, 고등법원 환송’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법무부의 입국 금지가 비자발급 거부를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13년7개월 전 입국금지 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비자발급 거부처분을 했는데 이러한 영사관의 재량권 불행사는 위법하다는 것이다. 오는 20일 열리는 파기환송심에서 재판부의 판결에 따라 유승준의 한국 입국 여부가 다시 결정될 예정이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