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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고은, “‘유열의 음악앨범’으로 위로·공감 받아“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서 미수 역

배우 김고은이 레트로 감성멜로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에서오늘을 살아가는 청춘의 고민과 성장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대세 배우 정해인과 예쁜 한쌍으로 출연해, 보통의 청춘이자 평범한 커플의 이야기를 더 깊숙하게 들여다보게 했다.

지난달 28일 개봉한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감독 정지우)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노래처럼 우연히 만난 두 사람 미수(김고은)와 현우(정해인)가 오랜 시간 엇갈리고 마주하길 반복하며 서로의 주파수를 맞춰 나가는 과정을 그린 감성 멜로물.





김고은은 “ 굉장히 공감할 수 있는 지점들이 많은 영화인 것 같다”며 “가장 현실과 맞닿아 있는 작품이라 저 역시 위로와 공감을 받는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이야기였다. 시나리오자체도 엄청나게 다이내믹한 지점도 없었고 큰 사건도 두드러지게 느껴지는 건 없었는데, 읽은 뒤에 오는 공감이 컸다. 누구나 한 번쯤은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이별하듯, 그런 감성이 시간의 표현대로 아주 잘 녹여져 있는 작품이다. 미수와 현수는 일상에 가까운 인물들이라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었다”

미수는 꿈을 좇기보다 안정적인 직장을 선택하는 현실적이고 평범한 사회초년생이다. 반복되는 어긋남 속에서 현우와의 ‘행복’과 ‘불안’ 모두를 간직하고 있는 ‘미수’역의 김고은은 “‘미수’는 현실에 맞닿아 있는 캐릭터다. 그래서 ‘미수’ 그 자체로 보일 수 있도록 솔직하게 연기”하고자 했다.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꾸려나가는 당찬 미수. 특히 ‘내가 못나면 다 후져 보여’ , ‘생각없이 웃고 떠들 기분이 아니야’란 대사는 김고은에게 큰 공감을 안겼다. 20대 미수는 선택의 순간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일보다 안정적인 일을 택했다. 하지만 원하던 일이 아니었기에 해를 거듭할수록 공허해져간다. 이런 상황들이 쌓여서 자존감이 떨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에 김고은은 “극 중에서 두 사람의 자존감이 교체되는 시기가 분명하게 있는데, 상대방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이게 극복이 될 수도 있고 더 머물 수도 있는데 그런 것들이 잘 표현된 것 같다”라고 자평했다.

특히 미수에게 현우는 첫사랑이자, 인생의 한 계단을 올라갈 수 있게 한 특별한 존재이기도 하다. 김고은은 “미수와 현우는 서로를 성장시키는 좋은 한쌍이다”고 표현했다.

“처음으로 이성적으로 좋아하게 된 친구가 현우다. 모든 시간을 함께보내진 않았지만 긴 시간을 함께했다. 10년의 세월 안에 늘 그 존재가 있었지 않나. 사람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고, 그 사람 때문에 내가 무너지거나 후져질 수 있다. 한 쪽이 자존감이 낮아졌을 때 다른 한쪽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현우는 미수가 성장할 수 있게 해줬던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에 현우에게 달려간 게 한 계단 올라갔다는 느낌을 받았다. ”





늘 자신이 하고 싶은 것보다 보다 안정적인 것을 선택해온 미수. 그런 미수의 기준으로 보면, 현우는 너무 불안정한 친구이기도 하다. 하지만 미수는 절대 ‘현우’란 끈을 놓지 못한다.

“달려가는 미수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 안정만이 아닌 내가 원하는 것에 대해 쟁취할 줄 알고, 한발 앞서 용기를 낼 줄 알게 되지 않았을까. 원래 성격이 180도 바뀌진 않겠지만, 그녀의 사고들이 한 단계 성장했다고 느꼈다.”



1994년부터 2005년까지, 10년 동안 한 사람의 성장을 연기한 김고은의 디테일한 연기도 관전포인트이다. 그는 “미수의 엄청난 외적인 변화보다는 조금씩 변하는 사람의 분위기와 기운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가장 경계했던 부분은 영화적인 허용이 많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거였다. 현실적으로 접근하고 싶어서 헤어스타일이나 의상도 조금씩만 변화를 줬다. 나만 놓고 봤을 때도 10년 전과 크게 차이가 있지 않다. 목소리의 톤이나 말투도 비슷하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친구나 지인들을 만나면 기운이 달라졌다는 말을 하더라. 사회생활을 하면서 성장하기도 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생긴 변화들이 드러난다고 생각이 들었다. 10년의 시간동안 내면의 변화도 있었을 것이고, 그런 기운의 변화 지점을 잘 표현해보고 싶었다.”

‘은교’(2012)로 괴물신인의 등장을 알린 김고은. 이후 신드롬급 인기를 끌었던 ‘도깨비’를 통해 안방극장 시청자까지 사로잡았다. 데뷔 8년 차인 김고은은 ‘은교’로 만났던 정지우 감독과 7년 만에 더욱 성숙해진 모습으로 재회했다. 김고은은 “‘은교’는 오롯이 감독님을 의지했던 현장이었다. ‘유열의 음악앨범’으로 6년 만에 감독님을 다시 만나 뵀다. 이번에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고은은 최근 슬럼프를 겪었다고 털어놨다. 상처받지 않고 넘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쌓이고 쌓이다보니 한꺼번에 타격이 왔다. 그렇게 ‘도깨비’ 이후 슬럼프를 겪었다. 이후 ‘변산’을 만나서 회복을 했다. 그 다음에 만난 ‘유열의 음악앨범’은 제대로 힐링을 느끼게 했다. 이젠 “다작을 하는 게 꿈”인 배우로 성장해 있었다. “작품을 할 때마다 하나씩 깨달음이 생긴다. 자기반성의 시간을 갖고 다음 작품에서는 내가 반성했던 부분을 다시 반복 하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임한다”





2019년 현우와 미수의 미래는 핑크빛일까. 김고은은 “아마도 결혼해서 잘 살 듯하다”고 예견했다. 미수가 현우에게 반한 이유는 ‘두부’ 같이 반듯한 외모 때문만은 아니었다. 미수 그자체인 김고은이 말한 현우의 매력 포인트는 ‘자기 발전에 대한 욕구가 강한 사람’이였다.

“현우는 자기 발전에 대한 욕구가 강한 사람이라 꿈을 위해 계속 나아갔을 거라 본다. 그래서 미수가 현우에게 반했고 현우라는 끈을 놓지 못한다. 미수 역시 자신이 하고 싶었던 글 쓰는 일을 천천히 시작하지 않았을까. 저희 영화가 보다 더 많은 공감을 얻었으면 좋겠다. 보고 나서 잔잔한 위로를 받아가셨으면 한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CGV아트하우스 ]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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