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는 경제강국을 위한 국가전략 과제”라며 “한일관계 차원을 뛰어넘어 한국 경제 100년의 기틀을 세우는 일”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현장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이 현장 국무회의를 연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극일’ 의지를 보이기 위해 KIST를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무회의는 또 논란 끝에 임명된 조국 법무부 장관이 처음 참석해 정치권의 시선을 끌었다. 흰색 셔츠에 노타이 차림으로 참석한 조 장관은 다른 장관들과는 달리 차담회장에서 담소하지 않고 바로 국무회의장으로 향하는 등 다소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KIST는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산실”이라며 “철강·조선·반도체·자동차 등 ‘한강의 기적’을 이끈 우리 산업의 청사진이 이곳에서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선진국의 기술을 따라가는 것을 넘어서 세계를 이끌어갈 원천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경제강국 건설의 원동력이 되는 과학기술 현장에서 국무회의를 여는 그 의미를 각별하게 여겨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 직전 KIST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이낙연 국무총리와 이야기를 나누며 차담회 장소로 향했다. 차담회 테이블에서 문 대통령이 새로 임명된 국무위원들을 불렀으나 같은 시간 조 장관은 국무회의장에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이 도착했다는 안내가 나오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차담회장으로 갈 것을 권했으나 조 장관은 부담스러운 듯 손짓으로 거절했다. 일부 청와대 비서관들이 조 장관을 응원하는 모습도 보였다. 조 장관은 ‘장관으로서 처음 국무회의에 참석하는데 소감은 어떤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손사래를 하며 어떤 답도 하지 않았다. 이날 현장 국무회의가 열린 KIST는 공교롭게도 조 장관 딸의 인턴십 증명서가 허위로 발급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곳이기도 하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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