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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깬 홍콩 최대갑부 "정부가 길 열어줘야"

리카싱 회장 첫 공개 발언

시위대엔 "대국적 관점을"

리카싱 전 CK허치슨홀딩스 회장 /블룸버그




홍콩 최대 부호인 리카싱(91) 전 CK허치슨홀딩스 회장이 오랜 침묵을 깨고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시위에 대한 첫 공개발언을 내놓았다. 리 전 회장은 시위대의 폭력성을 문제 삼으면서도 정부에 열린 자세를 주문하며 화해를 촉구했다.

9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리 전 회장은 전날 자신이 세운 사찰인 자산사(慈山寺) 법회에 참석해 14주째 계속돼온 반정부시위를 “홍콩 역사에서 제2차 세계대전을 제외하면 최대의 위기”라고 표현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중국 광둥성 태생인 리 전 회장은 12세 때 홍콩으로 건너와 청쿵공업을 세우고 이 회사를 아시아 최대 부동산회사로 키워냈다. 그는 지난해 아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고 현역에서 은퇴했지만 여전히 홍콩 재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힌다.



리 전 회장은 1,000명의 불교신자 앞에서 “홍콩인은 이 난관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젊은이들은 대국적 관점에서 생각하고, 정부도 미래의 주인공들을 위해 빠져나갈 길을 열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는 홍콩에서 지난 6월부터 대규모 송환법 반대시위가 3개월여간 이어진 가운데 나온 첫 공개발언이다. 캐리 람 행정장관의 송환법 공식 철회에도 사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리 전 회장이 중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자산사 대변인은 “리 전 회장은 사회에 폭력이 확산되며 홍콩의 법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리 전 회장은 지난달 명보 등 홍콩 신문에 ‘폭력(暴力)’이라는 글자에 붉은색 사선으로 금지 표시를 한 전면광고를 게재하기도 했다. 이 광고는 폭력시위를 비판한 것처럼 보였지만, 광고 각 문구의 끝 글자를 모으면 ‘인과유국 용항치기(因果由國 容港治己, 홍콩 사태의 원인과 결과는 중국에 있으니 홍콩의 자치를 용인하라)’라는 숨은 메시지가 담겼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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