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대기업 연구원 신분을 악용해 억대 물품 사기를 벌이고 여자친구와 지인 돈도 가로챈 후 외국으로 도망쳤던 30대 남성이 검찰에 송치됐다.
18일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미국으로 도주한 전직 국내 대기업 연구원 홍모(31) 씨를 구속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 씨는 지난해 5∼11월 인터넷 중고거래 카페에 ‘가전제품을 직원가로 저렴하게 사주겠다’는 글을 게시한 뒤 47명에게 1억8,000여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피해자들을 안심시키고자 자신의 사원증이나 명함 등을 찍어 메신저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신이 다니던 기업 대리점에 신분을 밝힌 후 2,500만 원 상당의 가전제품을 주문해 일부 구매자에게는 물품을 보냈다. 그러나 대금을 치르지 않아 대리점도 피해를 입었다.
그는 여자친구에게도 사기 행각을 벌였다. 2017년 8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여자친구 A씨에게 “미용사업에 투자해 수익을 내고 있는데 회사의 겸직 감시로 대출을 받을 수 없다”, “투자금을 회수하면 결혼하자”는 등의 거짓말을 하며 25차례에 걸쳐 A씨에게 6,200여만 원을 챙겨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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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A씨 명의의 신용카드를 받아 중고 컴퓨터 판매업자와 짜고 ‘카드깡’ 수법으로 4,600여만 원 상당의 현금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씨는 다른 지인 2명을 상대로도 비슷한 범행을 펼치면서 7,200여만 원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던 홍 씨는 지난해 12월 돌연 미국으로 도주했다. 경찰은 홍 씨의 여권을 무효화하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를 통해 적색수배했다. 홍 씨는 이달 미국 당국에 붙잡혀 국내로 송환돼 지난 11일 인천공항에서 경찰에 붙잡힌 뒤 구속됐다.
/정아임인턴기자 star45494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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