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이전, 삼성 반도체공장 입주 등 각종 개발 호재를 안고 있지만 유독 침체가 지속 되는 곳이 있다. 경기도 평택 고덕신도시가 그 주인공이다. 3기 신도시 여파를 직접 받은 인천 검단신도시까지 미분양 물량 완판에 성공하고 있지만, 고덕은 청약 부진과 집값 하락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공급물량이 어느 정도 소화되고, 인프라가 하나 둘 갖춰지면 집값이 반등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 기 못 펴는 고덕신도시 = 1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8월 평택시 아파트 매매가는 0.64% 하락해 25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하락을 시작한 지난 2017년 8월부터 2년여간 13.39% 떨어져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고덕신도시는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산업단지 조성 등 수많은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이지만 주택시장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청약시장도 부진한 모습이 지속 되고 있다. 지난 8월 호반건설이 평택 고덕신도시에 공급한 ‘고덕 호반써밋’은 2순위 청약을 거치고도 전 평형 청약마감에 실패했다. 앞서 분양한 계룡건설산업의 ‘고덕 리슈빌 파크뷰’ 또한 총 728가구 모집에 1·2순위를 합쳐 불과 136개의 청약통장이 접수됐다. 지난 7월 분양한 ‘고덕 하늘채 시그니처’ 또한 409가구 모집에 87명만 접수했다. 연이어 청약 마감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지난 7월 말 기준 평택시 미분양 물량은 2,213가구에 이른다.
◇ 공급물량 과다 주 원인 = 평택 고덕은 개발호재 면에서 다른 곳 못지않은 지역이다. 그런데도 유독 주택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공급물량이 워낙 많은 점을 지적한다.
고덕신도시만 해도 지난 7월부터 ‘고덕 파라곤(752가구)’을 시작으로 ‘고덕신도시 자연&자이(755가구)’ 등이 본격적인 입주를 시작했다. 올 하반기에도 고덕신도시와 인근에서 대규모 아파트 입주가 예정돼 있다.
오는 11월에는 ‘고덕 제일풍경채 센트럴(1,022가구)’이 집들이를 한다. 여기에 인근 소사벌·지제세교·동삭지구 등 주변 택지 또한 개발 중이다. 이달에도 평택시 동삭동에 1,280가구 규모의 ‘지제역더샵센토피아’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지제역더샵센트럴시티(1,999가구)’가 이달 청약 일정을 진행하는 등 분양도 계속 이어진다.
여경희 부동산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고덕신도시의 경우 인근에 워낙 많은 공급이 이뤄진 점이 약세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시간이 지나 개발이 이뤄지고 인프라가 갖춰진다면 공급 및 미분양 물량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급물량 해소가 평택 주택시장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