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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용의자는 ‘B형’이라는데 이춘재는 ‘O형’…진범맞나(속보)

경찰이 지목한 유력 용의자와 과거 수사기록상 용의자 혈액형 달라 혼선

지난 1987년 화성 5차 사건 현장을 살펴보는 경찰 / 연합뉴스




▶ [포토스토리] '자수 안하면 사지가 썩는다' 화성연쇄살인사건 주요일지

1980년대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대한민국 ‘최악의 미제사건’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33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해당 용의자의 혈액형이 과거 경찰이 추정한 범인의 혈액형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 19일 브리핑에서 지목한 용의자는 또 다른 성폭행과 살인 혐의로 복역 중인 무기수 56살 남성 이 모씨다. 그의 혈액형은 O형이다. 이 모씨는 1994년 1월 청주에서 자신의 집에 놀러 온 처제 이모(당시 20세) 씨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를 먹인 뒤 성폭행한 혐의로 무기 징역을 선고 받고 현재 부산교도소에 복역 중이다.

당시 재판부가 판시한 판결문에 따르면 이 모씨가 처제를 살해한 장소가 이 씨 집인지 외부인지를 판단하는 대목에서 “피해자의 사체가 있던 현장에서 수거된 모발 중 피고인의 혈액형과 같은 O형의 두모 2점, 음모 1점이 수거됐다”고 적었다.

그러나 화성연쇄살인사건 발생 때 경찰이 추정한 범인의 혈액형은 B형이다. 당시 경찰은 4, 5, 9, 10차 사건 범인의 정액과 혈흔, 모발 등을 통해 범인의 혈액형을 B형으로 판단했다. 특히 이 가운데 5, 9차 사건은 경찰이 이번에 용의자로 이 모씨를 특정할 수 있었던 사건으로 이들 사건의 증거물에서 올해 채취한 DNA가 이 모씨의 DNA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이 우리나라 강력범죄 수사 사상 최악의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았던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이처럼 당시 과학수사기술의 부족으로 혈액형 등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던 탓이 컸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이 모씨가 당시 수사 선상에서 제외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경찰은 “피해자의 속옷 등 3건의 증거물에서 검출된 DNA와 이 모씨의 DNA가 일치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힌 상황이다. 일각에선 ”진범이 맞느냐“는 의문도 조심스럽게 제기되지만, 과거에 혈액형이 뒤바뀌는 경우는 더러 있기 때문에 DNA 결과를 신뢰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경찰은 현재 이미 이 모씨의 DNA가 나온 3차례 사건과 모방범죄로 드러난 8차 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사건들의 증거물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DNA를 검출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등 이 모씨와 나머지 사건들과의 연관성을 찾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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