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들은 하반기 공채를 위한 채용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하반기에 가장 많은 100명을 채용할 예정인 한국투자증권은 23일까지 공채 원서접수를 받는다. 한국투자증권은 오너와 최고경영자(CEO)가 채용 설명회장에서 직접 강연을 하며 인재 섭외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도 오너인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과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각각 서울대와 연세대학교를 찾아 채용에 관심이 있는 예비 지원자들 앞에서 회사를 알리는 시간을 가졌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8월 중순부터 하반기 신입·경력사원 채용 절차를 시작해 현재 면접 등 전형을 진행 중이며 오는 10월 중 두 자릿수 인원을 선발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채용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상반기에 이미 110여명을 뽑았고 채용 절차를 거쳐 입사 대기 중인 인원도 30여명이 있어 이번 하반기 공채 선발 인원은 60여명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하반기 채용인원 120여명의 절반 수준이며, 연간 인원(200명) 역시 전년보다 50명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삼성증권과 KB증권은 16일 원서접수를 마감하고 이후 채용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채용 대상 부문은 지점영업(PB)·기업금융(IB)·리서치·운용 부문에서 직원을 채용한다. 지난해 70여명을 채용한 이 회사는 올해도 비슷한 규모로 채용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7명을 뽑은 KB증권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조금 적은 수의 직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15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대신증권은 10명, 17일 마감한 하이투자증권도 10명 남짓을 선발한다. 교보증권은 올해 하반기 공채 규모를 15명 안팎으로 계획하고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 채용 공고를 낼 예정이다.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등은 아직 하반기 채용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수시채용 등을 통해 부족한 이력을 그때그때 확보해와 하반기 대규모 채용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예를 들어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매년 200명 안팎을 채용했는데 올 상반기 이미 170여명을 뽑은 상황이라 하반기 채용 규모는 지난해(106명)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종금증권 인력 대부분을 수시채용으로 선발해 하반기 공채를 따로 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지난해 500명선이었던 10대 증권사 하반기 채용 인원도 300명 선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중견 증권사도 비슷한 처지다. 신영증권과 IBK투자증권,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도 하반기 채용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고, 한화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 등 중견 증권사 일부는 아예 하반기에 채용을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이 저마다 채용 축소에 나선 것은 증시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가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 규제 등으로 영업 환경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올 상반기 대체로 좋은 실적을 냈지만 7월부터 증시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자산운용 수익이나 주식거래 수수료 수익 등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IB의 경우 수시채용이 주를 이루고 리테일과 달리 수익성이 개선 되어도 채용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여기에 증권사마다 주 52시간 근무 도입에 대비한 근무 시스템 마련과 디지털 환경 구축 작업이 마무리되며 추가 인력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 역시 채용 축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당장 영업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고용 비용을 과감하게 늘리긴 어렵다”며 “과거와 같이 리테일(영업점) 수익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상황이어서 앞으로도 증권사 선발 인원이 크게 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