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범은 지난 16일 코미디TV ‘스마일 킹’ 녹화를 앞두고 이 같이 말했다.
김대범은 현재 ‘단군의 후예들’ 코너에 출연해 심형래, 황현희 등과 함께 정통 슬랩스틱 코미디를 선보이고 있다. 코너 속 병사 심형래가 매번 아찔한 상황을 연출하면 장군 김대범은 복수 한 번 제대로 못하고 당하면서 천연덕스러운 입담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킨다.
이러한 김대범의 모습을 못 볼 수도 있었다.
김대범은 “‘스마일 킹’은 하늘의 뜻이었다”며 “처음 출연 섭외 연락이 왔을 때 중국 여행 일정이 잡혀있었다. 그런데 중국에 가려면 비자가 있어야 되는지 몰랐다. 결국 여행을 취소하고 박승대 선배한테 다시 전화해서 출연하기로 결정하고 극적으로 하게 됐다”고 비화를 밝혔다.
KBS 19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김대범은 다년간 공개 코미디라는 무대를 통해 찰진 애드리브로 사랑받았다. 이후 어느 순간 1인 미디어에 뛰어 들었고 코미디 무대보다는 팟캐스트, 유튜버 등 개인 활동에 매진하며 다양한 영상으로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런 김대범에게 6년여 만에 다시 찾아온 코미디 무대 ‘스마일 킹’은 “매주 출근하는 곳”이라며 “굉장히 소중하고 안정감을 준다. 스스로를 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늙은 중고 개그맨에게 다시 열정을 불어 넣어주는 것 같다. 무대에 서면 행복해지고 젊어지는 기분이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자신에 대한 냉정한 평가도 이어졌다.
김대범은 “개그맨은 웃음으로 평가받는 집단이다. 개그를 몇 년 한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시청자와 관객들이 많이 웃고 좋아해주면서 박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스마일 킹’이 다른 프로그램을 위협할만한 성장을 아직 못했기에 나부터 반성하면서 ‘스마일 킹’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지 하차해야 되는 거다. 그런 자극적인 충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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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녹화 현장에서 많은 후배들에게 인사를 받는 김대범은 “첫 녹화 때가 기억난다”고 회상하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처음엔 코미디에 대한 애정보다는 돈 벌자 라는 마음으로 온 게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런데 바로 후배들한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들의 표정과 눈빛을 보니 내가 지망생 때 가졌던 눈빛이더라. 그래서 ‘내가 이런 마음으로 하면 안 되겠구나’를 깨달았다”며 “열심히 하겠다”고 초심을 돌아봤다.
또 한때 김대범은 “동료 개그맨 유세윤, 장동민, 강유미, 황현희 등이 잘 되는 모습을 보며 스스로 스타성이 없다고 자학했다”고 말했다.
어느 순간 김대범은 “‘이것도 내 자신이다’라며 인정하고 받아들이니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안 됐던 일도 술술 잘 풀렸다. 그래서 슬럼프를 스스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뒤를 잇는 후배들을 격려했다.
초등학생 때부터 개그맨이 꿈이었고, 개그맨이 안 됐을 삶은 없었을 것 같다는 김대범의 현재 꿈 역시 “평생 개그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김대범은 “지금처럼 계속 냉정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재미없을 때는 악플이라도 남겨 달라”는 당부와 함께 “새로운 코너도 기획 중이다”며 소식을 전했다.
/김주원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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