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도박 혐의 등을 받는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와 톱 아이돌그룹 빅뱅 출신 승리가 또 다시 경찰 소환조사를 받는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상습도박·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양 전 대표와 승리를 다음주 중 각각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승리는 23일, 양 전 대표는 26일 각각 조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마카오 등 해외 호텔 카지노에서 수차례 거액의 도박을 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양 전 대표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카지노 VIP룸을 적어도 11차례 방문해 판돈으로 10억원이 넘는 돈을 사용해 6억원 가량을 잃을 것으로 전해졌다. 또 승리는 해당 VIP룸을 4번 방문해 20억원을 판돈으로 써 13억원 가량 날린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갔던 VIP룸은 우리 돈으로 15억원정도를 예치해야 회원 자격을 얻을 수 있다. 국내에서 미국을 갈 때 가져갈 수 있는 돈은 1만 달러로, 한화 약 1,200만원 정도다. 때문이 이들이 도박 자금을 이른바 ‘환치기’ 수법으로 빼돌려 사용했다는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경찰은 이미 미국 네바다주 카지노협회를 통해 이들의 카지노 출입 기록과 도박 횟수, 금액, 승패 기록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또 미국 금융당국으로부터 YG 미국 법인과 금융 거래 내역을 받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대표와 승리는 각각 지난달 28일과 29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두 사람은 당시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경찰 조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만 밝혔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도박혐의는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환치기’ 관련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양 전 대표는 2014년 동남아 재력가를 상대로 성접대 하고 이들을 위한 해외원정성매매를 알선한 의혹도 받는다. 경찰은 접대자리에 동석한 여성들과 이들을 동원한 유흥업소 관계자 정마담을 상대로 ‘성매매가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또 당시 접대비용을 YG 법인카드로 계산한 거래내역도 확인했다. 하지만 양 전 대표는 “지인의 초대로 자리에 동석했을 뿐 성접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대표는 또 빅뱅 탑,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의 마약사건에 개입해 증인을 협박하고 진술을 번복하도록 하는 등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의 중심에도 서있다.
경찰은 비아이의 마약 의혹을 최초 신고한 공익신고자 한 모씨를 불러 신고 내용을 확인한 뒤 비아이를 소환해 조사를 진행했다. 비아이는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해 일부 시인했으며 “실망시켜 드려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승리 또한 ‘버닝썬 게이트’ 및 ‘정준영 몰카 단톡방’에 연루돼 성매매, 성매매 알선, 횡령, 성폭력 범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식품위생법 위반 등 7개 혐의로 입건된 상황이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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