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피격으로 중동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평화적 해결’을 바란다고 밝혔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19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해 기자들에게 “우리는 (이번 위기가) 평화적으로 해결됐으면 한다”며 “이란도 같은 쪽으로 이를 바라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 외무장관은 ‘전면전’을 언급하며 미국과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위협하지만 우리는 이에 맞서 외교적 동맹을 확대하는 중이다”며 “평화를 이루려는 목적의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UAE에 왔다”고 덧붙였다.
전날 사우디에서는 이번 공격을 ‘이란의 전쟁행위’라고 맹비난한 점을 고려하면 사뭇 다르게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이는 이번 공격 뒤 군사 대응을 주문하는 미국 내 강경파의 압박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정확한 사실을 규명해보자며 이란에 대한 공격에 적극적이지는 않은 태도와도 맥락이 비슷하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사우디 석유시설을 누가 공격했는지 우리가 정확히 안다는 것은 엄청나게 명확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이란이다”라며 이란의 직접 공격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또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나흐얀 UAE 아부다비 왕세제를 만나 “이란이 헤즈볼라와 같은 테러조직 지원을 계속하지 못하도록 제재를 더 가할 것이다”라고 말해 이란을 겨냥한 ‘최대 압박’ 정책이 변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미 국방부는 이날 중동을 담당하는 미 중부사령부가 이번 석유시설 피격을 계기로 사우디 정부와 향후 이란의 공중 공격을 막기 위해 사우디 북부를 방어하는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미국 관리를 인용해 사우디에 패트리엇 대공미사일을 추가 배치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미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진심으로 군사적 대치와 엮이지 않기 바란다”라면서도 “미국이나 사우디가 이란을 공격한다면 전면전이 벌어질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또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에 대한 기만(이란이 공격 주체라는 주장)을 근거로 군사 행동을 한다면 큰 인명피해가 날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의 영토를 보호하기 위해선 눈 하나 깜박하지 않겠다”라고 경고했다.
미국과 이란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선 “핵합의는 미국과 타결한 협상이다. 왜 또 협상해야 하느냐. 재협상이 성사된다 해도 1년 반 뒤면 또 끝날 것 아니냐”라고 반문하고 “미국이 불법적으로 복원한 제재를 풀고 상황이 달라지면 그들과 대화를 고려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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