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한국시간 24일 오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한다.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 협상을 위한 한미 정상 간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공유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을 수행 중인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조성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북미) 실무협상에서 로드맵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미 정상 간 아홉 번째인 이번 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북미협상을 촉진하면서도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할 구체적 방안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울러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이후 불거져 나온 한미동맹 균열 우려를 양 정상이 불식시킬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지난 2월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미는 비핵화에 접근하는 방식에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왔다.
이런 가운데 강 장관은 22일 뉴욕 현지 프레스센터를 찾아 “지금으로서 제일 중요한 것은 북미 간 비핵화 실무협상이 재개되는 것”이라며 “하노이 회담 후 실질적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실무협상 테이블에서 북미가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하노이 회담 이후 이런저런 대화를 통해 안전보장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다. 안전보장에 대한 북한의 구상이 무엇인지에 대해 (한미가) 공조를 통해 분석 중”이라며 “협상이 시작되면 어떤 경과를 거쳐 나갈 것인지 공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 장관은 또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식 모델’을 비판하는 등 북한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해 “회담 결과는 끝나봐야 알 수 있지만,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긍정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강 장관은 ‘북미 간 비핵화의 정의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고 있나’라는 질문에 대해선 “비핵화의 정의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정의한 비핵화, 우리가 얘기하는 완전한 비핵화, (미국이 얘기하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등이 있다”며 “(이 개념들이) 목표에 대해서는 같다”고 답했다. 강 장관은 다만 “(목표지점에 대한 정의는 같지만) 거기까지 어떻게 도달할 것인가, 로드맵을 어떻게 그릴 것인가에 이견이 있는 것”이라며 “(북미) 실무협상에서 로드맵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3년 연속 유엔총회에 참석했다. 강 장관은 “이제는 우리 정부도 국제무대에서 우리나라의 위상과 기여에 맞는 책임과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올해 우리의 유엔 재정기여도가 10위권에 접어든 만큼 그에 걸맞은 책임도 커졌다”고 강조했다./뉴욕=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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