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여행사이자 178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토머스 쿡 여행사가 막대한 부채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파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영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여행회사인 토머스 쿡이 파산 선언을 했다. 토머스 쿡은 이날 성명을 통해 마지막 회생 논의가 결론 없이 막을 내림에 따라 파산을 선언하고, 청산 절차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토머스 쿡 측은 “상당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존 주주와 새로운 신용 공여 예정자 간의 합의가 불발됐다”며 “이사회는 즉각 청산 절차에 들어갈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부연했다.
영국 정부가 이 여행사 상품을 이용해 해외 여행중인 자국민의 대규모 송환계획을 실행하고 나섰지만, 적지 않은 혼란과 후폭풍이 불가피해 보인다. 1841년 설립된 토머스 쿡 그룹은 16개국에 호텔과 리조트, 항공사, 유람선을 운영하고 있으며 1년 이용객만 1,900만명에 달한다.
현재 토머스 쿡의 여행상품을 이용 중이거나 계약한 사람은 전 세계적으로 60만명, 영국 여행객도 15만명에 달한다. 토머스 쿡의 파산 선언에 따라 영국 정부와 민간항공 당국 등이 본격적인 대책 실행에 돌입했다. 영국 정부와 민간항공국은 해외에 체류 중인 자국 여행객 송환 프로그램 가동했다.
이른바 ‘마터혼 작전’으로 명명된 이 계획은 전쟁 중이 아닌 평시의 자국민 이송 작전으로는 역대 최대인 94대의 대형 수송기가 투입된다. 영국 항공과 이지젯 등 영국의 항공사들도 참여한다.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은 22일 정부가 승객들을 위한 비상계획을 수립하고 여행객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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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쿡이 파산되더라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정부의 발표에도 해외 체류 여행객들은 이전부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고 불만도 줄을 이었다. 일반적으로 토머스 쿡과 같은 여행사들은 여행상품 고객이 출발한 뒤 90일까지는 호텔 등 숙박시설에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 이런 탓에 여행객들은 최악의 경우 그들이 호텔에서 쫓겨나거나 숙박시설이 요금 등을 다시 청구하지 않을까 걱정해왔다.
실제로 튀니지에서는 토머스 쿡 상품 이용자들이 호텔 측에 의해 감금당했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호텔 측이 여행사로부터 숙박 대금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토머스 쿡 여행상품 이용자들에게 여분의 돈을 요구했고, 손님들이 추가 비용 지급을 거부하자 경비원들이 손님들을 제지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BBC 방송이 전했다. 토머스 쿡 측은 분쟁이 해소됐으며 휴가객들이 호텔에서 풀려났다고 설명했다.
파산 직전까지 토머스 쿡은 17억 파운드(2조 5,311억원)라는 막대한 부채에 시달려왔다. 당초 채권단은 토머스 쿡과 9억 파운드의 구제금융에 합의했지만, 2억 파운드를 추가로 토머스 쿡에 확보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토머스 쿡이 영국 정부에 2억 파운드(2,970억원)의 긴급자금 지원을 요청했지만, 영국 정부는 부정적이었다.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한 “체계적으로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토머스 쿡 경영진은 지난 22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11시간 가까이 최대 주주인 중국 포선 인터내셔널 그룹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과 대책 회의를 했다. 이 자리에서 경영진은 채권단이 추가로 요구한 2억 파운드의 규모를 줄이는 대신 신용카드 회사들이 담보로 가진 현금 50만 파운드를 풀어 달라고 요청하는 등의 여러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신혜인턴기자 happysh040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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