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소비세율 인상으로 가격 인상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소매점과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판매가격을 동결하거나 오히려 가격을 낮추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무인양품은 ‘10월1일 소비세율 인상에도 가격은 안 바뀐다’고 적힌 포스터를 매장에 대대적으로 게시했으며, 드러그스토어 체인 ‘코스모스약품’도 의약품과 생활용품 가격을 내려 소비세 인상 후에도 같은 가격을 유지할 방침이다.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날드와 KFC 등도 일부 메뉴에 대해 가격인하 정책을 펴기로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베 신조 정부는 다음달 1일 현재 8%인 소비세율을 10%로 올릴 예정이다.
■의약품·패스트푸트 가격 인하 왜?
소비세 내달 8%→10%로 올려
매출 하락 우려에 인상분 미반영
소비자들은 정부 보완책에 불만
일본 유통기업들이 잇따라 가격을 인하하고 나선 것은 소비세율 인상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경기둔화 우려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당장 이익이 줄겠지만, 소비자들이 세금인상분을 상쇄할 수 있도록 가격을 낮춰 소비절벽을 막겠다는 의도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최근 주요 기업 1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30.3%는 소비세율 인상으로 매출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아베 정부가 지난 2014년 5%에서 8%로 소비세율을 인상한 직후 일본 경제는 내수 침체에 갇혔다고 아이다 다쿠지 소시에테제네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일본 정부가 2차 소비세율 인상을 2015년 10월로 계획했다가 인상 시점을 두 차례나 늦춘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소비세 인상에 대한 보완책을 내놓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정부는 편의점이나 음식점에서 음식을 포장할 경우 기존 8%의 세율을 적용하고 중소매장에서 신용카드나 스마트폰 간편결제로 지불하면 구매액의 2%를 포인트로 환급하는 대책 등을 마련했지만,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혼란만 초래하고 현금 사용에 익숙한 고령자들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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