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도박과 환치기 혐의로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가 경찰에 2차 소환 조사를 받았다.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의 성매매 알선 혐의 입증에 실패한 경찰이 양 전 대표와 승리의 도박 혐의만큼은 입증하려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승리는 24일 오전 서울 중랑구 묵동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했다. 승리는 취재진이 “도박 자금을 어떻게 마련했느냐”는 질문 등에 답하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서둘러 조사실로 향했다. 앞서 승리는 23일 출석하기로 예정됐던 일정을 비공개 조사를 받고 싶다며 조정했으나 결국 다시 포토라인에 앞에 서게 된 셈이다.
승리는 양 전 대표와 함께 미국 라스베이거스 호텔 카지노를 다니며 도박을 하고 미국에서 달러를 빌려 국내에서 원화로 갚는 ‘환치기’ 수법으로 도박 자금을 조달한 혐의를 받는다. 승리와 양 전 대표는 해외 도박자금으로 쓴 액수가 각각 10억원과 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20일 양 전 대표의 성매매 알선 혐의를 찾지 못하고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한 뒤 남은 도박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수사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7월부터 민갑룡 경찰청장이 “양현석 관련 의혹은 경찰 명예를 걸고 수사하겠다”고 한 만큼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말이 경찰 안팎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경찰은 미국에 자료를 요청해 받고 자금 흐름을 살펴보는 중이다. 이번 승리의 2차 소환은 승리와 양 전 대표가 1차 소환에서 사실관계를 일부 부인한 것도 있고 시인한 것도 있어 진행 중인 수사 사항에 대한 추가 확인을 위해 진행됐다. 승리와 양 전 대표는 지난달 28일, 29일 차례로 소환됐으며 양 전 대표도 도박 혐의에 대해 조만간 추가소환될 예정이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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