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일일 시장·도지사 교환근무’를 위해 대구시청을 찾은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기자들을 만나 “대구경북의 상생협력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대구경북이 역량을 결집하면 강소국에 버금가는 경제력과 사회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지사는 “지난 1949년 경북 인구는 321만명으로 전국 1위였고 산업적으로 대구 섬유, 구미 전자, 포항 철강은 국가경제를 이끌어 온 엔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인구감소와 전통산업의 침체로 지방소멸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며 상생협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날 하루 이 지사는 대구시청에서 간부회의를 주재하는 등 일일 대구시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했다. 올 들어 대구시와 경북도는 상생협력 확대를 위해 분기별로 시·도지사 교환근무를 진행하고 있다.
대구와 경북이 상생협력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해 8월 ‘한뿌리 공동선언문’ 발표를 시작으로 시도지사 교환근무, 국·과장급 인사교류 등을 통해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상생장터 개설, ‘2020대구경북 방문의 해’, 혁신인재 양성 프로젝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해외 공동사무소 개설, 미세먼지 저감 공동대응 등 경제·인력양성·환경·문화관광 등 전 분야에서 상생의 패러다임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대구경북 상생협력과제는 총 42개에 이른다.
대구경북이 힘을 모을 경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은 국토연구원이 지난 2017년 발표한 ‘4차 산업혁명 수용능력 평가’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토연구원의 평가 결과 전국 각 광역지자체의 석·박사 비율을 나타내는 인적자본 항목의 경우 대구 5위, 경북은 11위를 차지했다. 반면 전기·전자, 정밀기계제조업 생산액 비율을 나타내는 산업구조 항목은 경북이 3위를 차지했고 대구는 10위로 밀렸다. 이는 우수한 인력을 보유한 대구의 강점과 4차 산업혁명 기반산업을 보유한 경북의 강점을 결합하면 지역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다양한 상생협력 분야중 가장 선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은 경제통합을 통한 ‘경제공동체 실현’이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현재 광역교통망을 구축해 생활권과 경제권을 하나로 묶고 있다. 현재 대구 거주자 중 구미·경산 등 경북으로 출퇴근 하는 근로자 수는 하루 10만9,000여명에 이른다. 반대로 경북에서 대구로 출퇴근 하는 근로자도 3만4,000여명이나 된다.
구미와 칠곡, 대구, 경산을 잇는 ‘대구권 광역철도망 구축’이 오는 2021년 준공되고, 도시철도 1호선 하양연장이 2022년 완공되면 광역교통망은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그러나 광역교통망 구축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 추진중인 통합공항(K2+대구국제공항) 이전을 통해 ‘하늘 길’을 여는 것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경북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통합신공항을 조속히 건설하고 북방경제 및 물류에 대비해 포항 영일만항을 활성화해 하늘길·바닷길을 동시에 열겠다”고 밝혔다./대구·안동=손성락기자 ss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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