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에서 가장 높은 산인 몽블랑도 지구온난화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몽블랑을 덮은 빙하가 기후변화로 녹아내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24일(현지시간) ANSA 통신에 따르면 몽블랑의 이탈리아쪽 지역을 관할하는 북서부 발레다오스타주 정부는 프랑스와의 국경 부근 그랑드조라스산을 덮은 25만㎥ 규모의 빙하가 일부 붕괴할 수 있다고 판단해 주변 고속도로를 폐쇄하는 등 예방 조처를 나섰다.
주 정부는 빙하가 하루 50∼60㎝ 정도로 비교적 빠르게 이동하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빙하의 이동은 붕괴 위험이 크다는 강력한 신호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가 이 같은 빙하의 변화를 초래했다고 보고 있다. 주 정부 관계자는 “이 현상은 기후적 요인으로 발생한 거대한 변화가 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해발 4,807m로 서유럽 알프스산맥의 최고봉인 몽블랑은 거대한 빙하가 여러 곳에 분포해있다. 빙하 면적만 여의도(약 2.9㎡)의 34배인 10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몽블랑이라는 명칭도 ‘흰 산’을 뜻하는데 이는 빙하와 만년설에서 비롯됐다. 몽블랑에는 매년 2만5,000여명의 등반객이 찾고 있는 만큼 이번 빙하 움직임으로 사고 위험도 그만큼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