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현 청사 터를 잠원동 시유지와 교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인근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본지 9월23일자 29면 참조
25일 서울 종로구 서울교육청 인근에 있는 경희궁 자이아파트 2단지 주민들은 입주자 대표 명의를 통해 교육청의 정책 추진을 규탄한다고 발표했다. 주민들은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가 도심재생을 이유로 학교를 지어주지 않고 있다”며 “고등학생들의 원거리 통학은 걱정하면서 초등학생들은 고려하지 않는 정책에 말문이 막힌다”고 밝혔다. 해당 주민들은 오는 2021년 예정된 교육청 용산 이전 후 현 청사 토지에 초등학교를 지어달라는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하지만 교육청이 서울시와의 협의를 통해 이 토지를 고등학교 설립이 예정된 잠원동 시유지와 교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반발한 것이다.
주민들은 교육청의 학령인구 추산에 오류가 있고 인근 다른 초등학교의 교육환경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입주자 대표는 “교육청은 경희궁 주변의 초등학생 학령인구 추산을 250명 이하로 낮게 잡았지만 실질적인 학생 수는 500여명이 넘는다”며 신규 초등학교 설립 요건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해당 아파트 초등학생들이 다니는 덕수초등학교가 석면 문제 등으로 안전이 의심스럽다는 주장도 했다. 주민들은 “덕수초는 지난해 초 석면 검출로 임시휴교를 하는 등 안정성이 의심스럽고 노후화도 심각하다”며 “교육청 현 청사 터가 아니더라도 다른 위치에 초등학교를 지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교육청은 주민의 주장에 무리가 있다며 초등학교 설립은 논의 사항이 아니라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덕수초에 안전상의 문제가 있다면 진작에 나서서 해결했을 것”이라며 “학생 수가 줄어드는 상황이라 경희궁 근처에 초등학교를 더 짓는 것은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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