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와 인천광역시가 수도권 쓰레기 처리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하고 범정부 차원의 종합 대책을 촉구했다.
포화 상태인 수도권매립지를 대신할 대체 매립지 조성 사업이 좀처럼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가운데 이들 지자체가 공동의 목소리를 내기로 함에 따라 점증되는‘수도권 쓰레기 대란’ 우려에 새 물꼬가 트일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인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박남춘 인천시장은 25일 경기도청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공정사회 자원순환 일류도시를 위한 인천광역시장·경기도지사 명의의 공동합의문’을 발표했다.
발표문에서 경기도와 인천시는 중앙정부가 생산·유통 단계부터 폐기물의 발생을 원천적으로 줄일 수 있는 혁신적인 정책을 추진할 것과 수도권 공동 대체매립지의 조성에 중앙정부가 사업추진 주체로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또 새로이 조성되는 매립지는 소각재 및 불연재 폐기물만을 최소 매립하는 친환경매립지로 조성·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대체매립지 조성이 지연되거나 조성된 후에도 폐기물은 ‘발생지 처리원칙’에 따라 지자체별로 처리 대책을 마련하도록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두 지자체의 공동 대응은 해당 지자체들이 자율적으로 대체매립지 조성을 추진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에 수도권매립지 조성 당시처럼 정부가 나서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결과로 풀이된다. 인천시는 30년 가까이 지속된 수도권매립지로 인한 주민 피해를 더 이상 방치할 수 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꾸준히 인구가 늘고 있는 경기도도 지자체 소관인 폐기물 처리 문제를 수도권 3개 시도가 자율적으로 풀기에는 이미 한계에 봉착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실제 이날 이 지사와 박시장은 “결국은 가격 문제일텐데 정부가 포장 등 자원 낭비를 줄이는 환경정책을 주도해야 한다. 대체매립지 후보지를 선정하는데 파격적인 인센티브 등 충분한 보상과 정책적 배려를 해야 한다” 등의 의견을 나눴다.
서울·인천·경기 지역 쓰레기는 서울 난지도 매립장 사용 종료 이후 1992년부터 인천시 서구 백석동에 있는 수도권매립지에서 함께 처리되고 있지만, 2025년 이후에는 갈 곳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수도권매립지 3-1매립장의 사용종료에 대비한 대체매립지 조성은 환경부와 관련 지자체, 주민 등 여러 이해관계자 간 이견과 갈등으로 논의의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수도권 3개 시·도는 대체 매립지 후보지에 대한 연구용역을 마쳤지만, 해당 지역 주민의 반발을 우려해 후보지 8곳이 어디인지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인천시는 1992년 현 매립지가 개장한 이후 27년간 다른 지역 쓰레기까지 처리하느라 악취·먼지·소음 등 큰 피해를 받고 있다며 지난 2015년 6월 환경부와 수도권 3개 시·도의 ‘4자 협의체 합의’에 근거해 2025년에는 현 매립지의 문을 닫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인천시는 대체매립지 조성 사업이 부진하자 인천 쓰레기만 따로 처리할 수 있는 자체 매립지를 조성하는 방안도 동시에 검토하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달 발주한 자체 매립지 조성 연구용역을 내년 8월에 끝내고 연말까지는 입지 선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도 제시한 바 있다. /수원=윤종열기자 인천=장현일기자 yj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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