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한미일 3자 안보협력의 중요성을 거론했다고 25일(현지시간) 백악관이 밝혔다.
3자 안보협력 언급은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되는 만큼 한일갈등과 관련해 일본이 미국을 상대로 여론전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외교가에서는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소미아 연장을 요구했을 경우 한미동맹 균열 논란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다만 백악관은 지소미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으며 한일 사이에서 방관자적 태도를 유지했다.
미국이 한일갈등 중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아베 총리는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한국을 비판하며 여론전에 열을 올렸다. 아베 총리는 미일정상회담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 정부가 안보상의 이유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관리 우대국 목록)에서 먼저 제외했다는 사실은 침묵한 채 “한일관계가 안보 분야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며 “일방적으로 (지소미아 종료가) 통보돼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가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을 포함한 자유무역의 틀과 “완전히 일치한다”며 억지주장을 이어갔다. 일본 언론들도 미일정상회담과 관련해 한국에 부정적인 내용을 보도하며 아베 총리를 측면 지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익명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일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북한에서 한국으로 연락이 가지 않는 것 같다. (한국이)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아베 총리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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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가 한국에 대한 강경 기조를 유지하면서 26일 오후(현지시간)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한일 외교장관회담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게 됐다. 특히 일본 각 부처의 한국 때리기가 총리관저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도 징용소송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한일청구권협정 준수라는 기존의 강경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강 장관은 이날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열고 양국 관계 발전 방안과 북한 비핵화 문제 등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양측은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임박한 만큼 이와 관련한 협력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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