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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선의 부동산 TMI] <1> '전세'를 영어로 하면?

전세를 영어로 하면 뭘까요? 이분들은 모두 그 정답을 알고 계십니다. 용산구청 부동산중개 전문영어 교육강좌 17기 졸업생들. /사진제공=용산구청




얼마 전 할리우드 스타인 안젤리나 졸리가 연세대학교 입학 예정인 아들 매덕스와 서울 ‘광화문 풍림 스페이스본’ 아파트 전세계약을 체결해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항간에는 “안젤리나 졸리를 세입자로 맞이한 집주인과 계약을 진행한 부동산 중개인, 그리고 전세는 나갈 때 보증금을 돌려준다는 말을 들은 졸리 세 사람 중에 누가 가장 놀랐을까?”라는 우스개 소리가 돌기도 했습니다. 전세 제도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만 있기 때문이죠. 과연 부동산 중개인 안젤리나 졸리 측에 전세를 무엇이라고 말했을까요? 전세를 영어로 하면 뭘까요?

부동산 중개 전문영어 교육 강좌를 담당하고 있는 에릭 김 선생님. /사진제공=용산구청


◇전세 is…?

= “Hello everyone!” 시작은 여느 영어 회화 수업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지난 3일 서울 용산아트홀에서 열린 ‘부동산중개 전문영어 교육강좌’ 첫 수업 말입니다. 학생들은 어색하지만 힘차게 “Hello teacher!”를 외쳤습니다. 하지만 다음으로 이어진 선생님의 질문에 학생들은 고개를 숙이고 침묵했습니다. 그의 질문은 이랬습니다.

“Great, great... Then... 전세 is...?

다음 질문이 나오자 침묵은 더욱 깊어졌는데요,

“ 깔세....is...?”

2011년부터 9년 동안 이 강의를 이끌어 온 부동산 영어 전문 강사이자 다년간의 부동산 공인중개사 경력을 자랑하는 에릭 김 교수는 인자하게 웃으시며 답을 알려주셨습니다.

“전세 is 전세, 깔세 is 깔세.”



농담인 것 같았지만, 웃는 학생은 없었습니다. 아무튼, 에릭 선생님에 따르면 전세와 깔세(임차할 때 임차 기간만큼의 셋돈을 한꺼번에 미리 지급하는 월세)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임대 방식이다 보니 명확히 일치하는 영어 표현이 없어, 외국인 고객들에게도 고유 명사로 소개하는 대신 임대 방식을 자세히 설명해 준다고 하네요.

◇아파트 대신 ‘플랫’, 리빙룸 아니고 ‘드로잉룸’

=이 외에도 이날 수업에서는 부동산과 관련한 알짜 지식이 쏟아졌습니다. 그 중 몇 가지만 소개해 보면 이렇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자주 사용하는 아파트(Apartment)라는 단어 대신 외국인들이 아파트를 지칭할 때 주로 사용하는 단어 ‘플랫(Flat)’이나, 거실을 뜻하는 ‘리빙룸(Living room)’ 보다 외국인들에게 익숙한 ‘드로잉룸(Drawing room)’ 같은 표현. 그리고 외국인(Foreigner)과 외국인거주자(International residents·90일 이상 체류할 수 있는 외국인 등록증을 지닌 자)의 차이점 등 법적 지식, 전화 응대 스킬까지 다양합니다. 나중에는 영문 계약서 작성 방법 등도 실습할 기회가 주어진다고 하네요. 이날 강좌에는 서울 용산구는 물론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들도 있었는데요, 청주에서 올라왔다는 한 수강생은 “외국인 고객이 많은 지역은 아니지만 배워두면 좋을 것 같아 강좌를 신청했다”고 말했습니다. 공인중개사가 아니라도, 일반 기업의 자산 관리 파트에서 일하는 직원이나 부동산에 관심 있는 일반인 수강생도 있다고 합니다. 부동산중개 전문영어 교육 강좌는 용산구청 주최로 16주간 이어지며 이번 강좌가 마무리되면 18기를 선발할 계획입니다.

서울시 글로벌 공인중개업소 마크. /제공=서울시


◇서울시가 인증한 글로벌 중개업소 247곳

=서울에 사는 외국인들이 늘어나면서 집을 구하는 외국인들 역시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이런 추세를 반영해 2008년부터 어학 자격 등을 갖춘 공인중개사에게 ‘글로벌 부동산 중개사무소 지정증’을 수여하고 있습니다. 첫해에는 20개에 불과했던 글로벌 부동산중개사무소는 현재 247곳에 달합니다. 언어도 영어, 일어, 중국어, 기타 언어 등으로 종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자치구별로는 역시 외국인이 많은 용산이 58곳으로 1위를 차지했고요, 이어 강남구(27), 서초구(24), 마포구(17), 송파구(13) 순이었습니다. 서울시는 베트남어, 몽골어, 러시아어 등 비영어권 언어를 우대, 향후 글로벌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집을 구하는데 어려워하는 외국인 친구나 비즈니스 파트너가 있다면 서울의 글로벌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소개해 주면 어떨까요.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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