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특정된 이춘재가 9건의 화성사건을 포함해 총 14건의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그는 지난주부터 입을 열기 시작해 이날까지 자신의 범행을 모두 털어놓은 것으로 밝혀졌다.
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씨는 모방범죄로 드러난 8차 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9건의 화성사건 전부와 또 다른 5건의 범행을 자신이 저질렀다고 최근 경찰에 털어놨다.
화성사건 이외 범행은 화성사건을 전후로 화성 일대에서 발생한 3건과 이씨가 충북 청주로 이사한 뒤 처제를 살해하기 전까지 저지른 2건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화성 일대 3건 중에는 화성사건 이전 화성에서 연쇄적으로 발생한 성폭행 사건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까지 9차례에 걸쳐 이씨가 수감 중인 부산교도소에서 이씨에 대한 대면조사를 진행해왔다.
이씨는 처음에는 자신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지만 지난주부터 서서히 자신의 범행을 털어놓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가 입을 연 데에는 화성연쇄살인사건 중 5·7·9차 사건 증거물에서 자신의 DNA가 검출된 점이 결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찰은 이씨가 DNA 검사 결과가 나온 직후에는 혐의를 부인하다가 뒤늦게 자백한 만큼 자백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 당시 수사기록 등을 살펴보며 검증작업을 벌이고 있다.
화성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용의자가 자백 진술을 하기 시작했지만 자백의 신빙성을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어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때문에 현재로선 자백 건수와 사건 내용에 대해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자백내용에 대한 수사기록 검토와 관련자 수사 등을 통해 자백의 임의성과 신빙성, 객관성 등을 종합한 뒤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씨는 화성사건 이후인 1994년 1월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현재 부산교도소에서 무기수로 복역 중이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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