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의 진범임을 자백한 이춘재(56)가 화성 사건 외에도 5건의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 전해지면서 여죄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여죄에 대해 경찰의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화성 일대에서 발생했던 연쇄 성폭행, 화성 사건 이후 청주에서 발생한 사건 등으로 예상하고 있다.
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춘재는 모방범죄 1건을 제외한 총 9건의 화성연쇄살인사건 모두를 자신이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다른 사건 5건도 추가 진술했다.
이춘재가 말한 5건의 범죄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한 1986년 9월∼1991년 4월까지 화성 일대에서 3건, 1993년 4월 충북 청주로 이사한 뒤 처제를 살해한 1994년 1월 이전까지 청주에서 2건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말한 5건의 사건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가장 유력한 사건으로는 지난달 2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도 등장했던 화성연쇄살인사건 직전 발생했던 화성연쇄성폭행사건이 꼽힌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가 2011년 한국경찰학회보에 발표한 논문 ‘연쇄살인사건에 있어서 범인상 추정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1986년 2월부터 같은 해 7월 중순까지 7차례에 걸쳐 발생했다.
범인은 영화 ‘살인의 추억’에 등장한 것처럼 한적한 논길·야산주변에 숨어 지나던 여성을 지켜보다가 갑자기 뒤에서 나타나 손으로 입을 막고 흉기로 옆구리 등을 찌르며 위협했다.
이후 수십∼수백ｍ까지 끌고가 성폭행했다. 범행 중 욕설과 모욕적인 말을 계속 내뱉기도 했다. 범행 후에는 옷이나 스타킹으로 양손을 결박해 화성연쇄살인사건과 유사한 방식을 띈다. 그는 범행 후 떨어져있는 가방을 뒤져 돈을 강탈하다 피해자가 도망친 이후 범행에서는 피해자의 물품에 손을 대지 않았다.
청주에서 발생한 사건들의 경우 당시 언론에 보도된 미제 사건들이 이 씨의 범죄로 의심된다. 이춘재는 31살이던 1994년 1월 처가 2살배기 아들을 남겨두고 가출한 데 대한 보복으로 처제(당시 20세)를 성폭행하고 둔기로 수차례 때려 살해했다. 그는 이 혐의로 무기징역을 확정 선고 받아 현재까지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이춘재가 청주에 이사한 시기부터 처제 살인사건 사이에는 1993년 11월 집에서 잠들었던 20대 여성이 성폭행당한 뒤 둔기로 폭행당해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이 미제라면 이춘재가 범인일 가능성이 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열어 그간의 수사상황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최상진기자 csj84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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