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항공사(LCC) 등 항공시장 다양화로 공무원의 해외 출장 시 국적기 이용을 장려하던 제도를 폐지했음에도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의 저가항공사 이용 실적은 올해 상반기까지 전무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심기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획재정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정부항공운송의뢰제도(GTR)을 폐지한 이후 지난 6월 말까지 기재부 공무원의 해외 출장 때 항공사 이용실적 428건 중 저가항공사는 한 건도 없었다. GTR은 공무원의 해외 출장 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국적기 이용을 제도화한 것으로 그동안 정부 출장 편의를 고려해 운영돼왔다. 그러나 지난해 기재부가 예산 절감 및 항공시장 다변화 등의 취지로 38년 만에 폐지를 결정했다.
그럼에도 제도 폐지 이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한 비율은 88%에 달했다. 항공사별 이용실적 428건을 분석해 보면 대한항공이 262건(61.2%),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편도 이용 87건(20.3%), 외항사 51건(11.9%), 아시아나항공 28건(6.5%) 순이었다.
특히 심 의원은 “일본, 중국, 태국, 베트남 등 저가 항공사 취항 노선이 있는 나라에 갈 때도 기재부 공무원들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외항사만 이용해 167차례 방문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무원도 국민과 같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항공권을 구매한다는 취지로 GTR이 폐지됐지만 공직사회에서는 여전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며 “제도 폐지의 취지와 국민 정서에 발맞춰 국외 출장 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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