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브레이(사진) 미 국가정보국(DNI) 동아시아 담당관(차관급)이 “지금도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북한의 완전 비핵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브레이 담당관은 지난달 30일 저녁(현지시간) 뉴욕의 컬럼비아대에서 열린 ‘2019~2020 지정학 전망’ 행사에 참석해 “미국은 북한을 포용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지만 근본적인 조건은 여전히 같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외교관들이 이를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우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그것(비핵화)에 관심이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북한이 오는 5일 미국과 북핵 실무협상을 갖겠다고 발표한 후 돌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추정체를 발사한 데 대해 “중국이 밤잠을 못 자게 하는 나라라면 북한은 밤에 잠을 깨우는 국가”라며 “김 위원장은 현재 기회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SLBM은 정확한 발사 지점 예측이 불가능해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만큼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브레이 담당관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쉽지 않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미국이 갖는 장점은 동맹과 파트너십”이라면서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중요한 동북아 동맹인 한국과 일본 관계에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이어 “정보교류는 관계의 기본”이라며 복원의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중국의 부상에 따른 한미동맹의 약화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계속 성장하면서 중국은 우리의 동맹국들과 파트너들이 훨씬 더 많은 압박을 느끼도록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될 것이고, 한국이 이를 느끼게 한 적도 있다”면서 “내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경제·정치적 이유로 동맹이 우리의 전략과 같은 곳에 있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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