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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링크-WFM-익성-조국일가' 사실상 경제공동체 가능성

■ 조국펀드 '권력형 비리 '인가

정경심, WFM서 고문료 받아

단순 투자 아닌 적극 개입 의혹

WFM-익성 인수합병 과정서

웰스씨앤티도 함께 붙어 투자

曺측과 이익공유땐 권력형 비리

조국 법무부 장관이 2일 아침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출근을 위해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는 ‘권력형 비리’일까 아닐까. 조 장관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소환조사를 앞두고 검찰의 사모펀드 수사가 향하는 최종 종착지가 어디인지에 온통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모펀드 핵심인물들이 무자본 인수와 주가조작 등 증권 범죄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는 가운데 조 장관 일가가 사모펀드 경영에 얼마나 관여했는지를 규명하는 게 관건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만약 사모펀드 핵심인물들이 정권 실세인 조 장관을 내세워 사업을 꾸려가는 것을 조 장관 측과 공모하고 이득을 공유했다면 권력형 비리로 규정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①조 장관 일가, 단순투자 아닌 적극 개입했나=조 장관 일가가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경영에 적극 관여했다는 의혹의 출발점은 ‘24억원’의 존재다. 법조계에 따르면 정 교수와 그의 남동생 정모씨는 총 24억원을 코링크PE와 그 사모펀드에 대여 혹은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먼저 정 교수는 지난 2015년 말께 코링크PE의 실제 운영자로 지목된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의 부인 계좌로 5억원을 보낸다. 이 돈의 일부는 코링크PE 설립자금으로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3월에는 남동생 정씨가 코링크PE 유상증자에 5억원을 내고 주식을 받는다. 이처럼 코링크PE의 설립·운영자금을 지원한 두 사람은 뒤이어 사모펀드 출자에도 나선다. 2017년 7~8월께 ‘블루코어밸류업’에 본인 및 자녀들의 명의로 14억원을 출자한 것.

의혹을 키우는 것은 두 사람이 코링크PE로부터 지속적으로 금전을 지급받았다는 사실이다. 먼저 남동생 정씨는 코링크PE 주식에 투자한 2017년 3월부터 매달 800만원씩 총 1억4,000만여원을 받았다고 한다. 또 정 교수는 코링크PE가 인수한 더블유에프엠(WFM)에서 2018년 12월부터 7개월간 매달 200만원을 받았다. 이같이 조국 일가와 코링크PE의 얽히고설킨 금전관계를 고려하면 사업계획과 이득을 공유하는 관계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②주가조작 노린 무자본 인수세력이었나=코링크PE는 2017년 중순께 영어 사업을 하는 코스닥상장사 WFM과 이어진다. 코링크PE는 WFM을 인수한 뒤 곧바로 ‘2차전지’ 회사로 탈바꿈시킨다. 익성은 2차전지 관련 기술과 특허를 갖고 있었다. WFM의 2차전지 사업을 키워 익성과 인수합병하는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또 여기에 조 장관 일가가 출자한 사모펀드 블루코어로부터 투자받은 웰스씨앤티도 자회사 인수 등의 방식으로 함께 붙이기로 한다. WFM은 인수 직후 익성의 2차전지 관련 자회사 IFM에 110억원을 투자한다고 공시한다. 이 투자가 실제로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 웰스씨앤티도 비슷한 시기에 IFM의 전환사채에 13억원을 투자한다. ‘코링크PE-WFM-익성(IFM)-웰스씨앤티-조국 일가’라는 경제공동체가 완성된 것이다.





③WFM 사업 전폭 지원한 주요 인물은=코링크PE는 WFM을 사실상 무자본으로 인수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우모 전 WFM 대표였다. 우 전 대표는 2017년 10월 코링크PE가 WFM 인수에 동원한 사모펀드 ‘배터리코어밸류업’에 80억원을 출자한다. 코링크PE는 이 사모펀드에 회삿돈 113억원을 보태 2017년 1월 WFM을 최종 인수한다. 그런데 이로부터 2개월 후 우 전 대표는 WFM을 ‘환기종목’ 지정에 따른 손해배상 명목으로 코링크PE에 증여한다. 그러자 코링크PE는 회삿돈으로 산 WFM 주식을 모두 되판다. 결국 한푼도 들이지 않고 WFM의 경영권을 획득한 것이다. 우 전 대표는 이후에도 WFM의 지분 10% 수준을 유지해와 WFM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WFM이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자금줄’도 등장한다. 바로 민모 전 크라제버거 대표다. 그는 2018년 7월 WFM의 전환사채 151억원 중 100억원을 인수한다. 이어 2018년 12월에는 WFM 전환사채 100억원을 추가로 인수한다. 또 민 전 대표와 친분이 있는 바네사에이치는 WFM에 유상증자로 34억원을 투자했다. 또 바네사에이치는 전환사채 130억원을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었는데 최근 조 장관 관련 의혹이 불거지면서 무산됐다. 즉 민 전 대표가 무려 400억원에 가까운 돈을 투입하려 한 것이다. 이에 조카 조씨가 우 전 대표와 민 전 대표를 등에 업고 사업을 벌였다는 그림이 나온다.

④조 장관 부부에 적용될 혐의는=WFM을 통한 우회상장 작업은 조 장관이 민정수석이 된 2017년 5월 이후 본격화됐다. 조카 조씨가 이 같은 작업을 벌이면서 코링크PE에 조 장관 측의 돈이 투입됐다는 점을 강조했을 가능성이 있다. 법조계에서는 우 전 대표와 민 전 대표가 조 장관의 돈을 인지하고 후광효과를 기대하며 이 작업에 뛰어들었다면 일종의 권력형 비리로 여겨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작업이 성공하면 코링크PE와 웰스씨앤티가 큰돈을 만지면서 조 장관 가족도 이득을 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당장 조 장관 부부에게 적용될 혐의는 이 같은 우회상장 작업에 얼마나 깊숙이 관여했는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일단 조카 조씨는 코링크PE·WFM 관련 배임·횡령 혐의와 허위공시 등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고 있다. 검찰이 이 같은 조씨의 범행을 정 교수, 나아가 조 장관이 인지하고 있었음을 포착한다면 공모를 한 것으로 옭아맬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로 조 장관 일가가 코링크PE 및 그 사모펀드에 넣은 돈이 직접투자로 판명된다면 고위공직자로 하여금 주식을 백지신탁하게 하는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도 적용될 수 있다. /조권형·조윤희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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